◎전용수씨 가족‘이렇게 산다우’ 서울·대구·미국·일본 사는 네가족 29명 사이버기자들 신문발행후 모두 마니아 변신/황종현씨 가족‘황이구박’ 컴맹탈출 일환으로 인터넷 신문창간·황씨네 사위들 성씨 모아 제호로/이문실씨 가족「민지네 신문」 일가족 4명 기자수는 적어도 최고신문 자부·아이들 결혼때 CD롬에 담아줄 계획「큰 외삼촌은 발행인, 작은 이모부는 편집인, 엄마는 디자이너, 나는 사이버 기자」 가족의 대소사를 친지에게 알리거나 해외에 사는 친척들에게 국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인터넷 신문을 발행하는 「사이버 가족」이 늘고 있다. 인터넷 신문은 가족들이 직접 작성한 기사나 칼럼, 사진 등을 이용해 마치 신문처럼 제호와 편집체제까지 갖추고 정기적으로 가족소식을 전하는 일종의 개인용 홈페이지. 편지나 전화 등 기존의 연락 수단과 달리 뉴스와 근황 등을 빠르게 전할 수 있어 사이버 시대에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인터넷 신문은 일반인도 컴퓨터와 영상입력장치인 「스캐너」 등 기본장비만 갖추면 누구나 발행할 수 있어 정보사회의 새로운 가족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 3∼4종의 가족신문이 선보이고 있다. 3월 황종현(50·서울 금천구 시흥동)씨 가족 14명이 발행한 「황이구박」(www.chollian.net/∼pakun/index 1.html)은 가족소식이나 칼럼 수필 콩트 등을 담고 있다. 「황이구박」이라는 제호는 황씨가족과 이집안의 사위인 이씨, 구씨, 박씨 등의 식구가 함께 만드는 사이버 신문이라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94년 3월부터 계간지 형태의 인쇄신문을 발행해 오던 황씨네는 올해초 가족회의를 열고 모든 가족이 컴맹에서 탈출키로 하고 그 첫번째 사업으로 인터넷 신문을 창간하게 됐다. 황씨가 발행인을 맡았고 셋째 사위 박화근(39·선경인더스트리 책임연구원)씨가 편집인으로 뽑혔다.
나머지 가족은 모두 각 가정의 뉴스를 전하는 사이버 기자가 됐다. 편집인 박씨는 『처음엔 인터넷 사용법을 몰라 기사와 사진이 담긴 디스켓을 일일이 모았지만 이젠 전자우편(E-mail)으로 능숙하게 기사를 송고한다』며 『인터넷 신문은 핵가족화로 점차 고립되는 현대인에게 가족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수(63)씨 가족이 지난해 11월부터 격월로 발행하는 인터넷 신문 「이렇게 산다우」(bora.dacom.co.kr/∼hjt0525)는 미국과 일본 서울 대구에 퍼져 사는 4가족 29명의 사이버 기자가 만든다. 「편집국」격인 대구 수성구 지산동 전씨 집에서 미국 일본 서울을 4각으로 연결, 입체적으로 제작하는 이 신문은 국내외 가족소식과 칼럼 및 기고문 등을 싣고 있다. 특히 미국 시카고에 사는 남동생 용규(62)씨 가족 6명과 일본 도쿄(동경)의 조카 성혜(30·US에어라인 스튜어디스)씨가 전자우편을 통해 전해 오는 생생한 현지소식은 가족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신문을 발행하면서 모두 컴퓨터 중독증에 빠졌다. 발행인 전용수씨는 지난해 구입한 PC로 부인과 타자치기 속도경쟁을 벌이면서 미국 작은집 가족들과 밤낮없이 전자우편을 주고 받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펜티엄급 PC를 2대나 보유한 장남 준호(31·회사원)씨는 마음만 먹으면 해킹을 할 정도로 실력을 쌓아 인터넷 신문제작에 중추가 되고 있다.
전씨네는 인터넷 신문 개통에 이어 내친김에 미국과 일본의 가족과 「인터넷 폰」까지 개통할 예정이다.
발행인 전씨는 『인터넷 신문은 이제 지구촌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가족문화의 하나』라며 『요금이 비싼 전화나 번거로운 국제우편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좋다』고 말했다.
이문실(43·경북 경산시)씨 가족 4명이 6월 창간한 「민지네 신문」(www.chollian.net/∼minjine)은 기자의 수는 적지만 신문의 질에서는 결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부한다.
이씨는 장녀 민지양의 소극적인 성격을 활달하게 만들기 위해 인터넷 신문을 발행했다. 세무공무원인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전학을 많이 한 민지는 친구를 제대로 못사귀고 성격도 내성적이 되었다.
이씨 부부는 고민끝에 인터넷신문을 창간, 딸에게 일기쓰기를 권유했다. 민지는 곧 재미를 붙였다. 인터넷 신문이 학교에 소개되자 민지는 많은 친구를사귈 수 있었다. 이씨는 『우리 가정의 산 역사를 인터넷신문에 하나 하나 기록해 놓을 예정』이라며 『아이들이 결혼할 때 인터넷 신문을 CD롬에 담아줘 가정의 전통을 잇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드세요/서비스업체 가입 사용계정 마련/문서편집SW 이용 편집후 홈페이지로 전송하면 ‘OK’
인터넷 가족신문을 제작하려면 우선 인터넷 사용계정을 마련해야 한다. 사용계정은 천리안을 비롯한 인터넷서비스업체에 월 1만5,000원 정도의 사용료를 내고 가입하면 얻을 수 있다.
사용계정을 받으면 서비스업체의 중앙컴퓨터 기억장소를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인터넷 신문 기사는 바로 이 장소에 저장돼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도록 공개된다.
계정을 마련한 뒤에는 기억장소에 인터넷신문 제작을 위한 「홈페이지 영역」을 구축한다. 인터넷 사용자에게는 보통 20메가바이트의 홈페이지 영역이 할당된다. 이는 사진의 수에 따라 수십∼수백쪽의 인터넷신문을 만들 수 있는 용량이다.
다음은 사진과 기사의 위치 등을 결정하기 위해 인터넷신문을 디자인 하는 과정이다. 디자인은 「인터넷문서(html) 편집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한글」 등 요즘 시판중인 대부분의 문서편집 소프트웨어는 이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사진과 기사를 멋있게 배치하려면 html 편집법을 익혀야 한다. 현재 시중에는 html편집 기술을 소개하는 10여권의 책이 나와 있다. 편집이 끝나면 편집문서를 디지털 카메라 등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홈페이지 영역에 전송(업로드)하면 신문제작이 종료된다. 인터넷신문이 만들어지면 신문사의 주소가 주어진다. 주소는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주소와 자신의 사용자명(ID)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할당된다. 가령 천리안 사용자의 인터넷신문 주소는 천리안 주소 「http://www.chollian.net/」에 자신의 ID가 결합한 「http://www.chollian.net/∼ID」형태가 된다.
만약 인터넷 계정이 없는 사람은 천리안의 종량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월 1만5,000원을 내지 않고 PC통신만으로 인터넷 신문을 만들 수 있다. 신청방법은 천리안의 「홈페이지 한마당」(직접명령어 go homepage)에서 「개인홈페이지」 및 「신청메뉴」란을 각각 선택한 후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신청 즉시 인터넷 신문을 만들 수 있다.<홍덕기 기자 hongdk@korealink.co.kr>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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