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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추모예배’ 점차 안정/KAL기 추락참사­괌 현지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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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추모예배’ 점차 안정/KAL기 추락참사­괌 현지표정

입력
1997.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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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의원들 분향소서 한때 곤욕… 괌 지사 “추모비 건립” 밝혀괌 현지 도착 4일째를 맞은 유족들은 10일 현장방문을 모두 마친데다 희생자 신원확인을 위한 면담 등도 마무리돼 점차 안정과 여유를 되찾고 있다.

○…일요일인 이날 태평양장로교회에서는 교민 300여명, 유족 200여명 등 모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 추모예배가 열렸다. 조환(60) 담임목사는 설교를 통해 『유족들의 아픔은 우리 교민들의 아픔이기도 하다』며 『하루빨리 시신을 수습하고 유족들이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도록 애쓰자』고 말했다. 예배에는 칼 구티에레스 괌지사도 참석, 희생자를 애도하는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전날 200여명의 유족이 사고현장 인근 조망언덕에서 추락지점을 본데 이어 이날도 3개조로 나뉘어진 유족들이 현장방문에 나섰다. 추락지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 앞쪽에는 1m 높이의 십자가가 꽂혀있고 괌 한인교회 공성남 목사가 찬송가를 부르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현장에는 유족들의 안내를 위해 적십자 소속 교민들이 배치됐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미군 10여명이 경비를 섰다. 미국 적십자사 요원들은 한치라도 현장을 가까이서 보려는 유족들을 위해 망원경 3개를 제공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신한국당 정책위원장인 이해구 의원 등 소속의원 5명과 온중렬 괌 총영사 등은 하오 1시께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흥분한 유족들에게 곤욕을 치렀다. 조문을 마친 이의원 일행이 위로의 말을 하려하자 유족들은 『정부 여당이라는 사람들이 사고 닷새만에 나타나 어떻게 하겠다는 말이냐』며 소리를 질러 2분여만에 돌아갔다. 대한항공 임원들도 신한국당 의원들과 함께 방문키로 했으나 유족 대표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대한항공 801편 추락현장인 괌 니미츠힐에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비가 세워질 전망이다.

칼 구티에레스 괌지사는 이날 『추락사고 1주년이 되기전 괌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비를 건립할 계획』이라며 『사고수습이 마무리되는대로 추모비의 규모와 위치 등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티에레스 지사는 『추락현장이 군사통제구역으로 연방정부와 논의를 거쳐야 하며 한국정부와도 협의하겠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괌정부 한인회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에 대한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발표가 당초 조종사의 실수에 비중을 두었던 것에서 복합요인에 의한 가능성쪽으로 선회하자 현지 신문도 조심스러운 보도 태도를 보였다. 현지 일간지 「퍼시픽 데일리 뉴스」의 일요판 주간지 「퍼시픽 선데이 뉴스」는 사고원인에 관해 NTSB 파견 대표 조지 블랙 위원의 9일 기자회견 내용을 전하면서 「시계가 불량했다」는 발언을 제목으로 달았다. 이 기사는 『사고 당일 평소보다 많은 폭우가 쏟아져 시계가 불량했고 이는 조종사로 하여금 육안과 기내 계기장치 등에 더 많이 의존하도록 해 착륙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괌=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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