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곳에 서있게하는 ‘타임아웃’ 효과적초등학교 4학년인 김도현(10·가명·서울 강남구 포이동)군의 등과 종아리는 늘 시퍼렇게 멍이 들어있다. 어머니(36)가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는 속담을 굳게 믿고서 아들이 숙제를 안했거나 동생과 싸우면 어김없이 매를 들기 때문이다. 감정이 북받치면 구두주걱, 빨래 방망이 등도 가리지 않고 집어든다. 이때문에 김군은 늘 의기소침해 있고 부모가 안보는 사이 동생을 때리거나 반친구와 싸우는 일이 잦다.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체벌은 「비교육적이며 자녀를 폭력적인 성격으로 만들기 쉽다」는 것이 대부분 교육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피학대아동을 위한 「나눔의 집」 청소년상담소 이상순 소장은 『특히 부모가 원칙이 없거나 감정적으로 매를 든다면 아이들은 자아존중감이 없으며 어른에 대한 기피증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소아정신과전문의 김은혜(마음샘정신과 원장)씨는 『아이를 길들인다는 명분으로 매를 들지만 보통 자신의 화를 참지못해 쏟아내는 화풀이기가 쉽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보다 맞은 것만 기억하므로 결국 부모자녀사이만 해치게 된다』고 덧붙인다.
「오냐오냐」하며 아이 버릇을 망치는 것보다 엄격한 규율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하다면 체벌 대신 어떤 방법이 좋을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하던 놀이나 행동을 중지시키고 한 장소에 가만히 서있게 하는 「타임아웃」을 효과적인 방법으로 추천한다. 김은혜씨는 『아이들은 지루한 것을 못참기 때문에 빈방이나 벽 귀퉁이 같은 장소에 혼자 서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벌』이라고 설명한다. 3세인 경우 3분, 5세인 경우 5분 등이 적당하다. 무엇보다 어떤 행동을 하면 벌을 받는지 평소에 일러주어야 한다. 그는 『1주일동안 아이의 행동을 관찰해 칭찬해줄만한 행동, 참아줄만한 행동, 당장 제재해야 하는 행동을 미리 구분해둔다. 발로 문을 걷어찬다든지 동생을 때린다든지 등 잘못을 저지르면 당장 제재해야 하며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타임아웃」을 실시하도록 한다』고 말한다. 공공장소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경우에도 주위 이목때문에 벌을 나중으로 미루지말고 빌딩밖이나 자동차안 등으로 데려가 「타임아웃」을 한다. 「타임아웃」이 끝나면 더 이상 아이의 잘못에 대해 나무라지 않아야 한다. 이밖에 「하루동안 TV시청금지」 「오후에 친구집에 가는 것 금지」 등의 제한을 두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안동현(한양대 정신과) 교수는 『굳이 체벌을 할 것이라면 먼저 부모가 감정을 가라앉히고 아이에게 매를 드는 이유를 납득시켜야 한다. 때릴 때도 잘못한 정도에 따라 매의 횟수를 정해 놓고 손바닥이나 종아리 등 일정한 곳에만 매를 대야 아이들이 모욕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좋은 버릇을 들이는데는 벌보다 칭찬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는 그는 『아이가 올바르게 행동하면 듬뿍 칭찬해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티커 등을 하나씩 붙여주는 식의 상을 주는 것도 좋다』고 설명한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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