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4일 델타2 로켓에 탑재된뒤 7개월의 긴 여행 끝에 패스파인더는 금년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화성 표면에 안착했다. 패스파인더가 보낸 첫 영상은 꼭 지구의 어느 사막 한가운데를 찍은 것처럼 매우 친근하게 느껴지는 적색의 아레스 밸리 평원을 감격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아마도 그 순간 미국 국민들은 한없는 긍지를 느꼈을 것이고 다른 나라의 국민들에게는 부러움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TV나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해 이에 관한 소식을 접하며 과연 우리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번쯤 했으리라.이를 계기로 우리나라 우주개발계획의 현주소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주개발에는 군사,과학적 목적과 상업적 목적이 있다. 과학적 목적은 우주란 무엇인가, 태양계는 어떻게 생성되었고 변천해왔는가, 태양계 내에서도 지구에서와 유사한 생물이 존재하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이다. 상업적 목적은 인공위성을 개발하여 국제 통신과 기상관측, 지구자원 탐사, 항행 등에 우주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주개발에서 상업적 목적 외의 경우는 그 개발 사업비를 국가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주개발 분야는 크게 태양계내 행성의 대기와 표면을 조사하는 태양계 탐사와 태양의 표면과 대기, 태양풍의 활동을 관측하는 태양관측분야, 우주에 각종 관측소나 우주선을 실어 나르는 로켓과 우주왕복선을 개발하는 우주수송분야, 원격측정 인공위성이나 극 궤도 지구관측위성에 의한 지구관측분야, 무중력 우주공간에서의 연구 및 실험분야, 그리고 오늘날 상업적으로 크게 각광받는 텔레커뮤니케이션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오늘날 우주개발계획에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항공우주산업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2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패스파인더 계획에 의한 화성탐사나 카시니―호이겐스 우주선에 의한 토성탐사, 태양관측계획(SOHO), 우주왕복선과 미르 우주정거장 사업, 혜성 관측계획, 휴대용 위성통신 사업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국토나 경제규모면에서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란드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등도 각종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의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면 왜 경제적 이익이 없는 우주개발에 각국이 앞다퉈 나서고 있는가. 그것은 우주개발이 궁극적으로는 한 나라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집약하기 때문이다. 우주개발은 초진공과 무중력, 그리고 태양복사 등 극한환경에서 이루어지므로 과학과 공학 전 분야는 물론 인문·사회분야에서 새로운 사고와 인식, 과학기술의 계속적인 창출을 요구한다. 그 결과 그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과 인식을 한 단계 높이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오늘날 지구가 자원고갈 환경공해 인구증가 등으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와 있음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 우주는 우주공간의 물리적 크기나 재생능력이 무한하므로 지구의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주를 개발하여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선택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99년 발사예정인 다목적 위성 1호기는 과학 탐사와 지도 제작 및 통신시험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다목적 본체로 개발되고 있으며 핵심부품의 40∼80%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반도 주변의 오존층 및 전리층 탐사를 위한 한국형 과학관측 로켓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우주개발은 거의 선진국 기술에 의존하고 아직까지 우리 기술능력은 매우 기초적인 분야에만 한정되어 있다.
과거 행성탐사 연구에는 프로젝트당 10억달러가 넘게 소요되었지만 이번 패스파인더 계획에는 불과 1억5,000만달러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도 우주개발에 참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우주개발은 국제공동으로 이루어지는 추세이므로 우리나라도 세계 10대 무역국에 걸맞게 국제공동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우주개발은 단기간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논리가 아닌 먼 장래를 위한 투자이며 기계 전자 재료 등 여러 분야의 집대성이기 때문에 파급효과는 어느 산업분야와도 비할 수 없다. 따라서 국가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한시 바삐 우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항공우주공학>항공우주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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