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본금 떠맡아야할 판/2,000만불 추가투자 어려워/내년 완공 사실상 불가능기아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아자동차의 인도네시아 국민차 사업도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차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현지업체가 경영난으로 사업비 부담이 불가능하게 돼 기아자동차가 이중 상당 부분을 대신 부담해야 할 형편이지만 현재로서는 자금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10일 관계당국과 기아그룹에 따르면 현지합작기업인 인다우다사는 지난달 말까지 국민차 사업을 위한 현지법인인 기아티모르모터스(KTM)의 설립자본금중 35%에 해당하는 3,500만달러를 완납키로 했으나 현재까지 자본금 추가납입을 하지 않고 있다.
현지법인 설립자본금은 총 1억달러로 기아자동차가 30%인 3,000만달러, 현지기업인 인다우다사와 티모르푸트라나쇼날(TPN)사가 각각 35%인 3,500만달러를 지난달 말까지 납입키로 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최초의 자동차업체인 인다우다사는 최근 후발업체들에게 밀리면서 경영난이 심화돼 총자본금의 0.925%인 92만5,000달러만 납입했을 뿐 나머지 자본금 납입은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TPN사가 13.9%인 1,390만달러를 대신 납입했으나 더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며 기아측에 추가부담을 요구하고 나서 사업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아자동차 해외사업담당 관계자는 『TPN사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으나 기아자동차가 20%를 더 매입해 50%까지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해왔다』면서 『20%를 추가 매입하려면 2,000만달러(약 180억원)가 더 필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아그룹은 국내외에서 신용도가 떨어지고 자금줄이 완전히 막혀 2,000만달러의 추가자금 조달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형편이다. 기아그룹은 한국은행의 해외투자승인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29일 3,000만달러의 자본금 납입을 완료했으나 금융권이 기아목죄기에 나서고 있어 추가자금 조달은 어려울 전망이다.
기아그룹 관계자는 『이달말까지는 추가지분 확보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내년 9월로 예정된 현지공장 준공과 사업추진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기아자동차의 추가부담이 어려워질 경우 현지업체들이 다른 합작선을 추가로 물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측이 당초 계약대로 자본금을 모두 냈기 때문에 기아자동차의 국민차사업 참여가 무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아자동차가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막내아들이 소유하고 있는 TPN사가 최대 주주로 등장할 경우 기아자동차가 국민차사업에서 주도권을 잃고 종속적인 관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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