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구름 상·하층으로 분리제11호 태풍 「티나」는 3년만에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이라는 점 때문에 전국을 잔뜩 긴장시켰으나 예상과는 달리 비 한번 제대로 쏟지 못하고 동해로 빠져나갔다.
티나는 8일 밤 제주 남쪽 해상에 있을 때만 해도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33m, 영향 반경이 350㎞에 이르는 당당한 중간규모급 태풍이었다. 그러나 제주 부근에 접근해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꾼 이후에 세력이 형편없이 오그라들어 9일 상오 6시께 우리나라에 상륙할 때는 최대풍속 22m, 반경 200㎞의 초미니 태풍으로 전락했다.
육지에 들어서서는 약해지지만 바다에서는 일정한 세력을 유지하는 일반적인 태풍의 모습과는 무척 달랐다.
티나가 이처럼 용두사미로 끝난 것은 태풍의 나선형 구름이 상하층으로 분리됐기 때문이다. 상하층 구름의 연결상태가 느슨해지면 태풍 주위에서 부는 상층의 북동풍과 하층의 남동풍에 의해 각각 뒤쪽과 앞쪽으로 나눠진다. 이 결과 티나의 상층구름은 중국의 화남지방으로 들어가 수백㎜의 비를 뿌렸고 우리나라에는 하층구름만 들어와 마른태풍을 가져왔다.
티나 구름이 상하층으로 분리된 이유에 대해서 기상청은 일본 규슈(구주)부터 오키나와(충승)까지 냉수대가 형성돼 태풍이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함에 따라 구름 사이의 결집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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