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공주 새리」 등 20년간 7백여편에 출연/방송대상 수상 앞두고 남편·두 아들과 참변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로 숨진 성우 정경애(40)씨가 가장 큰 영예인 한국방송대상 성우상 여자부문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상을 대신 받을 가족마저 함께 숨져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정씨는 77년 동아방송에서 성우생활을 시작, 다규멘터리 「사람과 사람들」 「인간시대」 「일요스페셜」 「녹색보고」에서 차분하고 지성적인 목소리로 인기를 모았다. 또 영화 「트윈픽스」를 비롯, 드라마 「여인극장」, TV만화 「요술공주 새리」 등 지금까지 7백여편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 뛰어난 연기력과 천의 음색으로 시청자와 청취자를 사로잡았다.
정씨는 성우인 남편 장세준(40)씨, 두아들과 함께 이번에 괌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일가족이 모두 숨지는 참변을 당했다.
83년 사할린 상공에서 격추된 KAL기 사고 추모방송을 7시간동안 매끄럽게 진행, 실력을 인정받았던 정씨는 결국 KAL과의 모진 악연을 끊지 못하고 이번 KAL 801편 사고기에 탑승, 애잔한 목소리만 남겨둔 채 생을 접었다.
정씨는 KBS 2TV에서 15일 한국인 징용근로자의 사은비를 통해 일본의 역사은폐와 왜곡을 고발할 「미야다 마을 사은비의 진실」이라는 광복절 기획프로그램에 차분하면서도 지적인 음색을 담아 생전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남겼다.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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