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40명 투입 기체·주변 샅샅이 뒤지며 증거수집/우리측 “미서 약속깨고 언론에 단서 흘려” 불만8일 상오 한미합동으로 괌 사고현장에서 현장조사가 실시돼 사고원인 규명작업이 본격화했다. 현장조사에는 우리측에서 건설교통부 7명, 대한항공 조사단 8명 등 15명과 미국측에서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15명, 보잉사 3명, 엔진제작사(F&W) 2명, 미연방항공국(FAA) 5명 등 모두 40명이 투입됐다.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NTSB는 우리의 「5분 대기조」에 해당하는 고 팀(Go Team) 요원들을 사고 직후 급파했다. 이 팀에는 전자, 금속, 화공, 엔진, 관제, 정비 등 항공관련 전문가뿐아니라 소방·폭발전문가, 법의학자, 컴퓨터전문가, 정신분석학자, 기상전문가, 음향전문가 등 항공기 사고와 관련된 모든 요원이 포함돼 있다.
조사반은 이날 상오 NTSB요원들을 중심으로 기체의 잔해에서 사고원인을 밝혀줄 증거자료를 수집했다. 이들은 조각난 기체를 샅샅이 뒤지며 비디오와 사진기로 현장 구석구석을 촬영했다. 가장 관심있는 부분은 조종실 계기상태. 각종 계기들이 사고 당시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고원인을 밝힐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조사반은 이어 본격적인 현장 확인작업을 벌였다. 항공기 추락상태와 장소, 지형조건을 관찰하고 고압선 등 장애물이 있었는지 여부를 살핀다. 부서진 부품과 퓨즈, 전선 등 자재의 상태는 물론 튀어 나간 방향도 모두 정밀조사 대상이다. 생존자를 포함한 목격자 진술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사고기 내부에 있던 생존자보다는 외부 목격자의 진술에 신빙성을 부여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NTSB의 조지 블랙대변인은 이날 『사고 조사팀은 현장주변에서 사고원인을 밝혀줄 수 있는 모든 증거자료를 수집하게 될 것』이라며 『사고기의 잔해가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데다 지형이 험해 9일 시신발굴작업이 마무리되더라도 현장조사가 완료되는 데는 최소한 10일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에서 수집한 모든 잔해와 기기 등은 워싱턴 NTSB본부로 보내져 연구원들의 정밀검사를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 조사팀은 이날 사고현장 조사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은채 블랙박스 해독과 아가냐 공항 관제탑의 관제유도 및 운영에 관한 조사, 생존자들과의 사고당시 상황청취 등에만 참여했다. 조사단은 대부분 NTSB가 요청하는 801편에 대한 자료요청에 응하거나 미국측이 의문점을 갖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일절 언론에 사고원인과 관련된 단서를 말하지 않기로 한미조사단간에 약속을 했는데 미국 언론에 사고원인과 관련된 내용들이 자꾸 보도되는 것을 보니 미국측이 약속을 깨고 의도적으로 뉴스를 흘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미국측이 블랙박스를 한국측 몰래 먼저 분석해 유리한 내용만을 미 언론에 흘리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공식항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괌=특별취재반·유승호 기자>괌=특별취재반·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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