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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참사 극적생환 2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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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참사 극적생환 2인 스토리

입력
1997.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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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미츠힐 「작은 영웅」 송윤호씨/온몸 열상에도 승객구출 “살신성인”/유독가스속 30여분 사투○…8일 새벽 후송돼 한강성심병원에 입원한 송윤호(28·서울 마포구 마포동)씨는 니미츠힐의 「작은 영웅」이었다.

광고회사 대보 직원인 송씨는 5일 직장선배 이용호(33)씨와 함께 괌으로 출장을 떠났다. 아가냐공항 부근에 사고기가 추락하는 순간 꼬리날개 부근 65F 좌석에 앉아있던 송씨는 이씨와 함께 기체 밖으로 튀겨나갔다.

정신을 차린 송씨는 온몸에 열상을 입고 유독가스에 눈마저 다쳐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순간적으로 생존자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옆에 쓰러져 있던 이씨를 평평한 곳으로 옮긴 뒤 사고항공기로 달려갔다.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렸다. 닥치는 대로 승객들을 끌어내기 시작한 지 30여분. 멀리서 구조대의 불빛이 다가오자 송씨는 온몸에 피로가 엄습하면서 자신이 부상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송씨는 승객을 구조하느라 온 몸에 찰과상을 입었다.

송씨의 살신성인의 자세는 평소 가정 교육에서 나온 것. 어머니 이홍영(55)씨는 86년 내무장관, 96년 복지부장관상을 받은 효부이다. 민선 경북 상주시 외남면장을 거쳐 상주시 노인회장을 10여년이나 지낼 만큼 덕망있는 할아버지 송종현(96년 사망)씨는 평소 『원래 내 것이란 무엇이냐. 내 것을 아끼지 말라』고 가르쳤다. 어머니 이씨는 『조상님과 부처님이 보살펴 주신 덕에 아들이 살아왔다』며 감격해 했다.<김정곤 기자>

◎부모잃은 김지영양/윤화로 고아된 사촌 위로여행길 참변/외할머니손 잡고 “엄마 어딨어”

○…한강성심병원에 입원한 김지영(12·서울 강남구 도곡동)양은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이종사촌을 위로하기 위해 괌여행에 나섰다가 고아가 됐다. 김양과 함께 사고항공기에 탑승한 가족은 아버지 김종철(35)씨, 어머니 김경희(32·여)씨, 이종사촌 이선호(13)군 등 3명.

김양 가족이 이군을 동행시킨 것은 지난해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뒤 외할머니 하상계(61·여·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씨 품에 자라던 이군에게 비행기를 한 번 태워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군은 괌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변을 당했고 김양은 이군과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슬픔에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도 미국 어학연수때문에 여행에 동행하지 못한 오빠 동건(14)군이 살아 남았다는 사실이 김양의 고통을 덜어주고 있다. 반면 숨진 이종사촌 이군의 형과 남동생은 지난해 부모가 세상을 등진 후 부모역할을 해준 이모와 이모부를 잃고 마는 비극을 맞았다.

맞벌이에 바쁜 김씨 부부를 대신해 김양을 키우다시피 한 외할머니 하씨는 『첫 가족 해외 나들이가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느냐』며 울부짖었다. 병원에 도착, 응급실로 옮겨지던 김양이 『외할머니, 외할머니, 엄마는 어딨어』라고 절규하자 하씨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실신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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