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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사고 원인은…” 엇갈리는 주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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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사고 원인은…” 엇갈리는 주장들

입력
1997.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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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미도 B747 운항,경험부족 아니다/미 WP·NYT­충돌직전까지 정상적 상태 유지/불 르피가로­악천후와 유도장치 고장이 발단미국과 괌 등 각국 언론이 대한항공 801편 괌추락사고를 대대적으로 취급하면서 블랙박스해독이 마무리되기 전에 자기나라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사고원인을 보도하고 있다.

대한항공측은 8일 공식해명서를 내고 미국 언론 등의 추측보도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측은 『일부 언론이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괌노선이 B747기 운항에 부적절한 것처럼 보도했으나 미국 컨티넨탈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일본항공 등도 괌노선에 B747기를 투입하는 등 아가냐공항 활주로 길이와 강도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측은 또 『사고기장인 박용철씨처럼 총 비행시간이 9천시간에 달하는 숙련조종사를 일부 언론에서 「경험부족」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억측』이라며 『운항승무원 휴식시간은 규정에 명시돼 있어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무리하게 운항을 강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금까지 희생자유족에 대한 송구스런 마음때문에 갖가지 억측을 참았으나 특히 미국 언론은 조종사의 실수에 사고 초점을 맞추는 통상적인 보도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괌현지에 파견된 정부조사단장 함대영 건설교통부 국제항공협력관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현재까지 규명된 사고원인은 없다』며 『조종사실수나 엔진이상 사고기의 노후여부 등은 미국측도 사고원인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자 주요기사로 블랙박스판독에 참여했다는 NTSB관계자의 말을 인용, 『추락직전까지 사고기 조종사들간 대화가 거의 없었다』며 『기체결함이 없었거나, 인지하지 못했다면 결국 조종사의 실수가 사고원인일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면 머리기사로 『마지막 순간 지상접근경보장치가 울린 것으로 나타나 그 원인이 아가냐공항의 활공각유도장치 고장과 관련됐는지에 조사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NBC와 CNN방송은 7일 『사고기 조종사가 어둠과 빗속에서 자신들이 정상적으로 착륙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증거들이 판독결과 부분적으로 드러났다』고 조종사과실쪽으로 보도했다.

괌에서 발행되는 퍼시픽 데일리뉴스는 8일자 신문에서 현지 기상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고가 난 6일 새벽 아가냐 국제공항에는 폭우가 쏟아지긴 했지만 괌전역에 소나기성 강우가 흔한 점을 감안하면 이상기후는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한편 프랑스의 르 피가로는 7일자 보도에서 악천후와 아가냐공항의 활공각 유도장치 고장이 사고의 발단이 된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피가로는 『사고 당시 처럼 악천후속에서는 활공각 유도장치의 중요성이 증대된다』고 보도했다.<송용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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