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특징 더 알리려 안간힘 인터뷰 하루 연장/대표 5명 참사현장 방문에 다소 분위기 진정KAL 801편 여객기 추락사고로 희생된 가족을 찾기 위해 7일 새벽 현지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8일 어느정도 차분함을 되찾고 시신 찾기에 몰두했다.
○…퍼시픽스타호텔에 마련된 유족대책본부와 합동분향소에는 8일 새벽 한국의 유족들이 보내온 사망자의 신체기록과 소지품을 담은 신상자료 우편물 10여통이 쇄도했다. 우편물에는 희생자 사진과 병원에서 찍은 치아 X레이, 진료카드 등이 동봉돼 있어 시신을 찾으려는 유족의 심정을 대변했다. 일부 유족은 희생자 사진을 보도진에게 보여주며 시신을 찾아줄 것을 눈물로 호소, 마치 「이산가족 찾기」가 괌에서 재연된 듯한 모습이었다.
○…하오 3시부터 진행된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요원들과 유족간의 인터뷰는 유족들이 숨진 가족들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더 알리려고 애쓰는 바람에 당초 희생자 1인당 15∼30분가량 배정됐던 시간이 1시간 이상씩 소요됐다. 이 때문에 밤 11시께 끝날 예정이었던 인터뷰가 하루 더 연장됐다. 상담을 마치고 나온 남윤철(27)씨는 『질문을 워낙 꼼꼼하게 해 시신을 제대로 찾아줄 것이라는 신뢰감을 갖게 됐다』며 『상담중 부족한 사항들을 추가로 확인하느라 국내로 여러차례 전화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시신확인작업을 위해 필요한 희생자들에 대한 자료를 준비하느라 하루종일 분주했다. 사진, 치아와 지문 등의 신체적 특징, 사고당시 복장과 시계 등의 유품을 한국에 있는 친척들에게 알아보기 위해 대책본부에 설치된 전화기와 팩스 앞에는 줄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유족들은 각종 자료를 들고 항공기편으로 다시 입국하기도 했다. 사고로 형 문영환(34)씨를 잃은 성환(27)씨는 「어금니 4개 백금, 엉덩이 4곳의 상처, 반 곱슬머리」라고 적어낸 내용이 충분치 않자 형의 X레이와 치아 등의 내용이 담긴 건강검진기록을 팩스로 받고 국내 가족에게 시계와 반지 모양, 신체특징 등을 꼬치꼬치 물어보기도 했다.
○…유족들은 그동안 현장접근이 불허된데다 시신발굴작업이 더디게 진행돼 불만을 토로했으나 도착 3일째인 8일 유족대표 5명이 처음으로 현장을 다녀오고 신원확인을 위한 NTSB관계자들과 인터뷰를 가지면서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였다.
상오 8시30분께 현장에 도착한 유족대표 5명은 각각 1명씩 20분가량 안내요원 1명의 안내를 받아 불탄 잔해와 꼬리날개부분의 동체내부를 둘러봤다. 현장을 다녀온 유족 대표들은 『작업이 매우 과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현장이 잘 보존돼 있었다』고 전했다. 한 유족대표는 『기체내에는 상당수의 시신이 그대로 남아있었는데 10여구는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했지만 나머지는 거의 숯덩어리로 변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현장수습이 진전됨에 따라 하오 4시 사고현장 주변에서 괌의 중국인 스님이 주관하는 가운데 희생자를 위한 예불의식이 열렸으며 9일 상오 9시에는 한인교회주관으로 천주교 기독교 합동 예배가 열릴 예정이다.
○…생존자 29명중 유일한 한국계 일본인 마쓰다 리카(11)양이 괌 메모리얼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은지 하루만인 7일 하오 아버지인 마쓰다 다쓰오(45)씨에게 인계됐다. 마쓰다양은 오른쪽 눈주위와 입술이 약간 찢어지고 타박상만 입었을뿐 건강한 모습이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괌 메모리얼 병원측은 『마쓰다양이 퇴원함에 따라 현재 병원에는 12명이 입원중이며 이중 11명이 한국으로 후송되면 정영학씨만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생존자중 한국으로 이송되지 않은 8명은 한국인 4명과 미국 국적의 교민 4명이다. 이들중 한국인은 모두 중태이며, 교민은 타박상 등 비교적 경상을 입은 환자들이다. 17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던 미 해군병원에는 이윤진씨 등 3명의 한국인이 남아있는데 모두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다. 해군병원에 파견된 대한항공 소속 간호사는 『중화상을 입은 3명 모두 상태가 안좋아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괌 메모리얼병원에 입원한 정영학씨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해군병원 데이비드 휠러 대위는 『주로 화상을 입은 잔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미국 본토에서 화상전문 2개 의료팀이 도착했다』고 말했다.
○…퍼시픽스타호텔 2층은 유가족들과 내외신기자 대한항공관계자 한인회자원봉사자 NTSB관계자 적십자요원들로 발디딜 틈없이 혼잡했다. 호텔에는 괌거주 미국인들의 구호물품이 쇄도하고 있다. 공항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는 호텔식당이 운영되지 않는 시간에 음식을 무료로 배달하고 있다. 또 개별적으로 호텔을 방문, 과일과 음료수 등을 가지고 와 나눠주고 있다.<괌=특별취재반>괌=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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