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살아왔구나”“희생자에 죄송”/귀국부상자 가족들과 상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살아왔구나”“희생자에 죄송”/귀국부상자 가족들과 상봉

입력
1997.08.09 00:00
0 0

8일 새벽 김포공항에 도착,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는 생존부상자 8명은 기다리던 가족들과 생환의 기쁨을 나눴다. 가족들은 예상과 달리 부상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드러나자 안도하는 표정이면서도 후유증에 대비,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새벽 2시58분께 김포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미 공군 수송기는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 88번 계류장으로 이동, 부상자들을 대기중인 한국측 의료원에게 인도했다.

부상자 이용호(33)씨를 실은 앰뷸런스가 국립의료원으로 빠져나가면서 시작된 후송작업은 새벽 4시5분 신현(40)씨를 실은 구급차가 한강성심병원으로 떠나면서 40분만에 끝났다.

○…맨먼저 한강성심병원에 도착한 송윤호(28)씨는 머리를 붕대로 감은 채 들것에 실려 응급실에 옮겨졌다. 송씨는 어머니 이홍영(55)씨가 『윤호야, 엄마 여기 있다』고 외치자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이어 도착한 사고기 여승무원 오상희(24)씨는 3층 중환자실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침대째 실려나오며 『오빠, 나 괜찮아』라고 말했다. 이어 도착한 김지영(12)양은 온몸의 절반에 걸쳐 심한 화상을 입었으며 사고당시의 끔찍한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미군 간호장교로부터 선물받은 곰인형을 꼭 껴안은 채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새벽 3시50분께 담요에 덮인 채 국립의료원에 도착한 이용호씨는 얼굴을 책으로 가렸으나 팔목 곳곳에 시퍼런 피멍자국이 보여 사고 당시의 참상을 짐작케 했다.

이씨는 가족에게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괜찮습니다』라고 말해 가족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KAL기 추락직후 사고순간을 최초로 국내에 알렸던 홍현성(36)씨는 앰뷸런스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가족의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었다. 홍씨는 진단을 받고 별관에 마련된 입원실로 향하면서 작은 목소리로 『희생된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며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화경양,잃은 가족 껴안은듯 곰인형 놓지않아

○…KBS 홍성현 보도국장의 둘째딸 화경(15)양은 머리와 두 다리에 붕대가 감긴 채 얼굴에도 몇 군데 찰과상 흔적이 있었다. 화경양은 삼성의료원 중환자실의 침대로 옮겨지는 순간 『머리가 아파요』라며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이후 붕대를 풀고 상처를 소독할 때도 계속해서 엉엉 울며 통증을 하소연했다. 홍양은 고통속에서도 떠나간 가족을 붙잡으려는듯 흰색 곰인형을 꼭 껴앉고 놓지 않아 주위의 안타까움이 더했다. 홍양 가족 5명은 괌으로 놀러갔다 아버지 홍성현씨와 언니, 동생 등 3명이 변을 당했으며 어머니 이재남(43)씨는 9일 후송돼 홍양 옆방에 입원할 예정이다.<김동국·이동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