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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해빙의 공포/송태권(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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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해빙의 공포/송태권(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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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가 녹고 있다.스위스를 중심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에 걸쳐 있는 이 거대한 「얼음 왕국」이 지구의 기온 상승, 이른바 온난화로 인해 서서히 녹아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알프스의 고봉들 사이에는 엄청난 규모의 빙하들이 바위에 얼어붙은 형태로 걸려 있다. 이 빙하군에 최근 수십년동안 의미심장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스위스정부는 변화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얼마전 정밀진단에 나섰다. 빙하속 수십m안으로 측정기를 집어넣어 내부의 온도변화를 관측한 결과 결빙상태가 상당히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겉에서 보기에는 철석같이 굳어 보이지만 안으로는 녹아 내리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일단의 빙하 전문가들은 색다른 모의실험을 벌였다. 기온과 알프스 빙하의 함수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실험결과 알프스 빙하는 기온에 대단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기온이 섭씨 2도 상승할 경우 빙하의 바깥부분이 28% , 4도 올라가면 45%나 줄어든다는 과학적 결론이 나왔다.

빙하 전문가들은 알프스의 거대한 빙하가 인간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쉬운 기온상승에 의외로 쉽게 녹아내려 눈사태를 병행하면서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불길한 조짐은 이미 수차례 가시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에만 해도 알프스 연봉중 하나인 그랑 조라스 지역에서 9,000㎥크기의, 큰 집채만한 빙하가 이탈리아쪽 스키장인 쿠르마외르지역으로 굴러 떨어져 간담을 서늘하게 한 적이 있다.

독일의 본에서는 5일부터 세계 170여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구온난화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강건너 불보듯 할 일이 아니다. 알프스 빙하만 녹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산하에도 닥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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