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관도 눈에 띄는 기획 없어여름방학이나 휴가를 이용해 시원한 전시장에서 괜찮은 전시를 볼 생각을 가졌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왜? 볼만한 전시가 없기 때문이다.
상업화랑은 대부분 여름철에는 개점휴업 상태다. 매매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공성이 강한 미술관을 찾아간다 해도 큰 소득을 얻기는 어렵다. 미술관 역시 여름철에는 좀 처럼 기획전을 마련하지 않는다.
그나마 올 여름 공공미술관의 기획은 별로 성의가 없다는 게 미술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9월3일까지 「토니 크랙전」,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서예대전과 국립박물관이 기획한 「한성판윤전」을 10일까지 열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는 어렵게 준비한 기획이지만 휴가철에는 한국 혹은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전시회를 마련, 일반인에게 자연스레 예술적 소양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비판의 요지이다.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마련한 「교과서 미술전」(27일까지)은 학교 미술에 대한 반성적 접근보다는 평면적 전시에 그쳤고, 「폼페이 유물전」(9월3일까지) 역시 비싼 입장료(성인 8,000원, 중고생 6,000원)로 상업적 목적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는 여론도 없지 않다.
재단이나 기업이 세운 미술관은 더 썰렁하다. 서울미술관, 월전미술관, 한원미술관, 간송미술관 등도 7, 8월에는 전혀 기획 전시가 없다.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성곡미술관, 환기미술관, 토탈미술관도 이 기간 중에는 반짝하는 전시가 없다. 워커힐미술관, 금호미술관 정도가 그나마 꾸준한 전시를 갖는 실정이다.
휴가철에 기획전을 갖지 않는 미술관들은 『소장품을 전시하는 상설전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런 주장에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작품을 그냥 늘어 놓는 식의 전시는 일반의 흥미를 끌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예산도 부족하고 기껏 전시를 마련해봐야 찾는 이가 없다』는 게 미술관들의 「이유있는」 항변이다.
하지만 미술관을 찾게 만드는 것은 미술관의 능력이다. 전문가들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관광객을 겨냥해 꾸준히 전시를 기획하는 뉴욕 등 외국 미술관의 소비자를 우선하는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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