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주월영 교장선생님 영전에 바칩니다.선생님의 부음을 전해듣는 순간 2년전 의욕적이신 모습을 뵈었던 저는 제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처음 뵌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1965년 2월 화재로 잿더미가 된 우리학교에 재건의 사명을 안고 교장선생님으로 부임해 오셨지요. 『박력있고… 비범한 수완으로… 추진력을 가지고…』라는 추천사처럼 선생님께서는 마치 학교재건을 위해 존재하는 분 같았고 그 결과 불이 난지 채 1년도 못된 같은해 12월에 당시로서는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5층 건물을 완공시켰습니다. 곧 이어 한 학년 전체가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시청각교실이 있는 도서관을 완공하신 것은 또 다른 걸작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루신 것은 재건이 아니라 발전보다 더한 도약, 아니 기적이었습니다.
「내조만 아니라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는 여성」을 강조하신 선생님께선 선각자답게 퇴임도 앞당겨 하시는 결단을 보여주셨으며 85세의 고령에도 영문으로 된 책을 출간하시는 등 평생을 통하여 삶 자체로 모범을 보여주신 스승의 표상이었습니다.
무뚝뚝한 말씨, 크신 체구의 겉모습과 달리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저희에게 기억되는 것은 저희 동기인 현주 어머님이시기 때문만은 아니었지요. 지금의 저희들이 있기까지 알게 모르게 선생님으로부터 입은 사랑과 은혜가 얼마나 큰가를 생각하니 그동안의 무심함에 엎드려 사죄드릴 뿐입니다. 이제는 뵈올 수 없는 선생님. 선생님 삶의 아주 작은 조각 밖에 알지 못하는 제가 감히 이 글을 바치게 돼 선생님의 높은 공덕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적극적인 자세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성공한다는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라 저희도 선생님의 뜻을 기리고 펼치겠습니다.
감사의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수많은 제자중의 한사람인 제가 모든 제자의 뜻을 모아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선생님, 편히 쉬십시오.
고석주(경기여고 57회 졸업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