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결함·조종실수 가능성도 배제못해/미 해군 안테나와 충돌후 추락설도 제기정부는 대한항공 801편 여객기 추락이 조종사의 고도착각 등 조종실수, 갑작스런 엔진고장 등 기체결함, 돌풍과 같은 기상이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건설교통부는 사고기가 아가냐 공항의 착륙유도장치인 활공각지시기(글라이드슬로프)가 고장나 있는 상태에서 시계착륙을 시도하다가 조종사가 고도 착각을 일으켜 추락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글라이드슬로프는 항공기에 적정착륙각도(3도)를 전파로 보내 착륙을 유도하는 장치로 아가냐공항의 이 시스템은 한달전부터 고장나 있었다. 글라이드슬로프가 고장났을 경우 조종사는 활주로에 켜진 불빛(램프)과 활주로에서 900m거리에 걸쳐 켜져있는 진입등(ALS)을 육안으로 보면서 시계착륙을 해야하는데 사고기의 조종사가 착각을 일으켜 너무 일찍 고도를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93년 아시아나기 전남 해남군 운거산 추락도 이같은 고도착각 때문에 발생했다. 『너무 일찍 랜딩 기어가 내려간 것같다』 『추락하기전 기체 밑부분이 뭔가에 닿는 느낌이었다』는 등의 생존자 증언이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또 동종의 항공기가 사고 항공기보다 15분 늦게 같은 경로로 아가냐 공항에 탈없이 착륙한 사실 등은 이같은 「조종사의 착각」대목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그러나 사고기가 추락당시 갑작스런 기체결함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배제하지않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기장이 사고기를 1,700시간이나 운항한 베테랑인 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착각을 일으켰다고 단정하기 힘들다』며 『갑작스런 엔진고장 등 기체결함 때문에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측은 『사고기는 규정에 따라 7월 운항적격검사를 받은 상태여서 정비불량에 따른 기체결함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 사고대책본부장인 이태원 부사장은 현지 지사의 보고를 인용해 『태풍 티나의 상륙으로 인한 악천후와 아가냐 공항의 계기착륙장치(ILS)와 활공각지시기의 고장이 사고의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또한 해안 공항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돌풍에 의해 사고기가 추락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항공기가 돌풍을 만날 경우 고도는 조종사 마음대로 유지할 수 없게된다. 우리나라 제주도 등 해안지역 공항에서도 연 30∼40회가량 돌풍이 발생하고 있고 괌 주변에는 돌풍이 더욱 빈번히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기상자료만으로 볼때 돌풍이 발생했는지는 파악되지않고 있으며 사고당시 아가냐공항 인근의 기상상태는 항공기 착륙에 지장을 줄 만큼 악천후는 아니었다고 밝히고 있다. 사고당시 아가냐공항의 풍속은 5노트, 시정은 1마일(1.6㎞), 구름높이는 3,500피트였으나 통상 이 정도 기상상태에는 정상적인 이착륙이 가능하는 것이다.
한편 사고기는 미 해군의 안테나와 충돌, 추락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외무부 당국자는 『주 아가냐 총영사가 이날 전화를 걸어와 「사고기가 공항 착륙직전 미 해군기지 안테나와 충돌한 뒤 산악지역에 추락했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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