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여동생 등 11명 잃은 “기구한 여인”/83년 소 전투기 격추때 여동생 남편 숨져 악연/“엄마 보고싶어 딸 전화 마지막 될줄이야” 통곡83년 소련전투기의 대한항공 격추사건 당시 여동생의 남편을 잃었던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출신 재미교포 여성이 이번에는 딸과 여동생, 여동생 남편의 3대 가족 등 일가 11명을 한꺼번에 잃고 말았다.
미국 LA근교 글렌데일시에 거주하는 박미경(43)씨는 4일 밤 11시께(LA시간) 여름방학을 이용, 여동생 미진(34·경기 성남시 분당구 장안동 건영아파트 124동)씨 집에 놀러간 딸 강단비(8·미국명 티파니 로렌)양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강양은 『오이김치를 먹다 이가 빠졌어.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라며 응석을 부렸다. 그러나 그 말이 마지막일 줄이야 박씨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사고항공기에는 딸과 여동생 외에도 여동생 남편 이동훈(38·로토애니매이션 근무)씨의 3대 일가족이 타고있었다. 이씨의 딸 아니카(6) 아들 희수(3) 등 남매, 이씨 여동생 혜리(36·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정윤(42·건축가)씨 부부와 아들 영인(4) 딸 수빈(9) 남매, 그리고 부모인 이영상(65) 유숙자(61)씨 부부가 그들. 이들은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괌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러 사고항공기에 탔다. 87년 미국에 이민와 글렌데일시 라크라센터에서 엘리트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박씨는 83년에도 대한항공 피격사건으로 가족 1명을 잃었던 아픈 기억을 갖고있다. 여동생 미나(41)씨의 남편 윤양로씨가 대한항공 007편에 탑승했다 소련전투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승객 2백68명과 함께 사망한 것이다. 두 자매는 이날 상오 박씨의 미술학원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왜 우리가족이 항공기 사고를 두번이나 당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야 하느냐』며 울부짖었다.
박씨는 76년부터 10년동안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로 근무했다.<이범구·정진황 기자·la미주본사="김동우" 기자>이범구·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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