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간 무한경쟁… ‘특별결함’ 없으면 투입/지난달 건교부 감항검사대신 자체점검 대체추락한 대한항공 801편 보잉 747―300기는 지난달 5일 건설교통부로부터 여객기의 안전비행 능력을 검사하는 감항검사를 받았어야했으나 이를 대한항공 자체검사로 대체했고 자체검사도 극히 형식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따라 이번 사고가 평소 부실한 항공기점검으로 기체결함 등을 발견하지 못해 발생한 「인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건교부 항공국은 『사고 비행기가 건교부가 위촉한 대한항공 자체 감항검사팀에 의해 지난달 5일부터 3일간 감항검사를 받았다』며 『당시 검사결과, 비행기 기체에는 아무런 문제점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건교부에 제출한 운항일지에 따르면 이 비행기는 검사당일 서울-호콩왕복 1회, 서울―일본 나리타(성전)왕복 1회, 서울―제주도를 2회 운항한 것으로 밝혀져 당시 안전검사가 「눈가리고 아웅」식의 형식적 차원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간접 확인됐다.
건교부가 국내 항공기들의 안전운항 능력을 매년 검사하는 「항공기 감항증명 발행을 위한 안전검사」는 일반적으로 1개의 항공기에 대해 3일동안 3가지 조항을 검사한다. 주요 검사항목은 ▲부품교환과 정비점검 등을 기록한 운항일지 등을 통한 서류검사 ▲항공기 기체의 각종기기 작동여부와 연결부위 점검 등을 통한 상태검사 ▲시험비행 등을 통한 기능검사 등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보잉 747―300기는 지난해 7월7일 건교부의 서울지방항공청 검사국에 의해 직접 감항검사를 받아 통과했고 또 올들어 지난달 5일부터 3일간 건교부로 부터 위촉을 받은 대한항공 감항검사팀에 의해 자체 검사를 받았다.
건교부측은 『수백명의 소중한 인명을 싣고 나르는 항공기에 대한 안전검사는 정부 주도로 실시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근 인력과 예산부족 등으로 민항기들의 수요폭발에 맞춰 일일이 검사,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사고는 최근 정기항공사들의 자질향상으로 안전검사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정기항공사에 한해 「자율검사」체제로 전환하는 과도기적 시점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측은 사고기가 7월초 정기 검사기간동안 해외를 운항했던 사실과 관련 『7월 여름 성수기를 맞아 항공운항 스케줄이 빽빽하게 짜여있는 상황에서 자체 검사기간동안 이라도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 이상, 운항스케줄을 맞추기 위해서는 다소 무리한 운항도 감수해야 한다』고 자체검사과정의 허구성을 솔직히 시인했다.
실제로 사고기는 최근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통상적인 운항기종을 대체해 임시로 투입된 것으로 밝혀져 항공사들의 「무리한 운항경쟁」이 사고원인을 내재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뒷받침 해준다.
항공사고의 원인에는 기체결함, 정비불량, 조종사 실수, 기상악화, 관제실수, 공항시설미비, 테러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블랙박스 분석과 기체잔해 조사 등이 이뤄져야 알 수 있겠지만 이번 사고가 기체결함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매년 정부가 실시하는 안전검사인 감항검사는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항공사의 공통된 지적이다.<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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