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총재 당사서 종일 구조상황 TV 주시/신한국·자민련도 대책위 구성 유가족 위로국회와 여야 3당은 6일 새벽을 강타한 대한항공 여객기 801편의 참사 소식에 말문을 잃은 표정이었다. 여야는 또 사고기에 신기하 국회보건복지위원장 부부와 국민회의 지구당원이 탑승한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정치권은 참사의 규모에 큰 충격을 받으면서도 피해자 구조와 보상을 위한 지원대책과 항공기 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 한편 「병역면제 논란」 등 정치쟁점들은 야당이 당분간 정치현안을 언급하지 않기로 해 참사의 충격파속에 묻혀가는 모습이다.
○…국민회의는 신기하 의원 부부 일행 가운데 지구당 당직자 3명외에 더이상의 생존자가 확인되지 않자 당사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 속으로 가라앉았다.
국민회의는 이날 김대중 총재가 주재하는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유재건 총재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대책위를 구성, 괌 현지에 급파했다. 대책위에는 유실장과 국회 건설교통위 간사 김명규 의원, 광주시지부장인 박광태 의원 등이 참가했고, 신의원과 중·고교 동창인 임채정 의원이 자원, 동참했다.
간부회의에서는 『날벼락』이라는 발언이 이구동성으로 이어졌고, 국적항공사의 대형사고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데 대해 분노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KAL 801참사는 새벽잠을 깬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비극』이라며 『200여명에 이르는 생명이 희생된 데 대해 비통한 마음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대변인은 이어 『항공기 사고가 자주 발생해 항공후진국이라는 인상이 남게 될까 걱정된다』며 『다시는 대형사고가 없도록 완벽한 대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동영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국민이 큰 충격에 빠진 점을 고려,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당분간 일절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병역면제 논란 등으로 인한 여야대치 정국이 소강국면에 접어들 것임을 예고했다.
김대중 총재는 이날 새벽 6시께 보고를 받고, 열린정치포럼 의원들과의 간담회 등 모든 일정을 취소토록 했다. 김총재는 신임인사차 당사를 찾은 조해녕 신임내무장관도 조세형 총재 권한대행으로 하여금 대신 접견토록 했다. 김총재는 이어 종일 당사 총재실에서 구조상황을 TV와 관계자 보고를 통해 주시했다.
김총재는 또 광주 동구지구당 등에 전화를 걸어 충격과 애도의 뜻을 전하고, 간부회의를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의 보상대책에 노력하고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 다시는 이러한 대형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차원에서 안전운항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회의도중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와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로부터 위로전화가 잇달아 걸려왔고, 김총재는 이에 대해 『신기하 의원 부부 등 당원 24명이 탑승했는데, 3명의 생존이 확인됐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상현 의원, 박상천 총무 등은 『지난 2일 골프를 같이 쳤을 때 신의원은 무척 홀가분하고 밝은 표정이었다』면서 『출국당일 인사를 와 돌아오면 검찰의 김종배 의원 편파수사에 대한 대책을 맡겨달라고 했는데 유언이 됐다』며 말끝을 흐렸다.
○…신한국당은 KAL기 추락사고 대책 마련에 분주한 하루를 보내면서도 당분간 「병역문제」에서 벗어나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됐다는 분위기다. 신한국당은 이날 이대표 주재 당직자회의를 긴급대책회의로 바꿔 열고 당 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대표는 회의후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신기하 의원이 탑승한 것 같은데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면서 『걱정이 많겠다』고 위로했다. 이대표는 이어 당직자들과 함께 사고대책본부를 방문, 관계자들에게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아침 이대표가 출연하기로 돼있던 MBC TV 토크쇼 프로그램 「10시 임성훈입니다」는 KAL기 사고로 무기연기 됐다. 이윤성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었거나 부상한 가족들에게 위로와 함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철저히 규명해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이날 상오 김복동 수석부총재 주재로 열린 당무회의에서 오용운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특히 과거 자신의 아들을 비행기사고로 잃은 바 있는 오위원장은 대책위 구성후 곧바로 등촌동의 KAL사고수습대책본부를 찾아 유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했다. 김종필 총재는 이날 새벽 국민회의 신기하 의원의 탑승소식을 듣고 마포 당사에 출근하자마자 김대중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다.
안택수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믿기조차 어려운 큰 충격』이라며 『유명을 달리한 탑승객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정부는 구조활동과 사후대책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유승우·홍희곤·홍윤오 기자>유승우·홍희곤·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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