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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결혼 스튜어디스 “날벼락”/승무원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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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결혼 스튜어디스 “날벼락”/승무원 사연

입력
1997.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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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길 괌지점장 가족도사고 비행기에 탑승했던 승객들 만큼이나 희생된 승무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져 주변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사고기에는 공교롭게도 대한항공 괌지점장 박완순(44)씨의 가족 3명이 탑승했으나 부인 김덕실씨와 아들 수진군이 숨지고 딸 주희양만 중상을 입고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점장은 지난 4일 하룻동안 귀국, 가족들의 이사준비 상황을 챙긴뒤 먼저 괌으로 떠나 화를 피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박지점장이 가족들의 참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사고수습에 헌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승무원 허세경(23·여)씨는 오는 가을 결혼날짜를 잡아 놓은 것으로 알려져 승무원 가족들의 슬픔을 더 했다. 허씨의 가족들은 『올 봄에 결혼식을 올리려다 가정형편이 여의치 않아 가을로 미뤘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비통해 하면서도 『남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우리 동생은 분명히 살아 돌아올 것』이라며 끝내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수석사무장인 임수혁(37)씨의 친형 상혁씨는 『수혁이가 5형제중 유일하게 대학을 나와 포천에서 농사를 짓는 우리 가족들의 희망이었다』면서 『포천에 계시는 팔순노모가 사고소식을 알까봐 가족들은 TV조차 켜지 못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사고기 탑승 승무원중 5명은 정식스케줄이 잡혀있지 않았던 교체승무원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박은아(23·여)씨의 아버지 박춘서(52·예비군중대장·경기 용인시 역북동)씨는 『은아가 어제 전화를 걸어 「오늘 집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내후년쯤 시집을 보내려고 했는데…』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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