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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뇨증/5∼7세 돼도 지속땐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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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뇨증/5∼7세 돼도 지속땐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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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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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이뇨제·항우울제 등 투여하면 50%이상 완치/약물치료와 병행해서 야뇨경보기 사용도 효과야뇨증은 저녁식사 이후 음료수의 섭취를 줄이고 잠든 뒤 적당한 시간에 깨워서 소변을 보게 하는 방법을 시도해도 반응이 없을 때 치료를 시작하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야뇨증 어린이는 대개 잠이 깊게 드는 경향이 있어 깨우기가 쉽지 않다. 부모가 매일 자다가 아이를 깨우는 일도 여간 어렵지 않다. 5∼7세가 돼도 야뇨증이 지속되면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나 보호자가 야뇨증을 크게 염려하는 경우라면 그 전에도 치료할 수 있다. 정상적인 아동은 자는 동안 항이뇨호르몬의 분비가 늘어 소변량이 줄어든다.

반면 야뇨증 어린이는 낮과 밤의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거의 비슷해 수면중에도 많은 소변이 만들어진다. 자연히 방광에 소변이 꽉 들어차 오줌을 싸게 된다.

따라서 자기 전에 항이뇨제를 투여하면 소변의 양을 줄일 수 있다. 항이뇨제에는 코로 흡입하는 분무식과 복용약이 있으며, 즉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 70∼80%는 항이뇨제 투여로 야뇨증의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야뇨증이 재발하는 수가 많으므로 꾸준히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토프라닐 등 항우울제도 야뇨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50%이상 완치되며, 65∼70%는 야뇨증의 횟수가 줄어든다. 약을 중단하면 60%가 재발한다. 자기 전에 1회 복용하며, 1주일 가량 지나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약을 끊을 때는 서서히 용량을 줄여야 재발이 안된다.

부작용으로 성격변화, 소화장애, 불안감, 입이 마르는 증상 등이 있다. 간혹 빈맥이나 발작이 나타날 수도 있어 최근에는 사용이 줄고 있다.

시간에 맞춰 소변을 보도록 훈련하거나 배뇨시 경고소리가 울리는 야뇨경보기를 사용하는 치료법을 약물과 병행하면 효과가 좋다.

환자와 주기적인 면담을 통해 야뇨의 원인을 분석하고, 야뇨증의 횟수가 줄어들면 칭찬을 하거나 상을 주는 방법도 치료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야뇨경보기를 몸에 달고 잠을 자면 오줌이 나올 때 자명종이 울려 잠을 깨게 된다. 환자가 스스로 못 일어나면 부모가 깨워 오줌을 참게 하고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도록 반복 훈련을 한다.

이렇게 하면 방광에 소변이 차서 배뇨가 일어나기 전에 방광이 차있는 감각을 느껴 스스로 일어나서 소변을 보게 된다. 치료성공률은 60∼100%. 현재까지의 치료법 중 가장 효과적이고 재발률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부모의 충분한 협조가 없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치료기간은 4개월정도이며, 재발률은 약 25%이다.<김경도 중앙대 의대 교수·중앙대용산병원 비뇨기과>

◎실태 및 원인/5세 어린이 15∼20%에서 발견/여아보다 남아가 50%가량 더 많아/부모 모두 야뇨증땐 자녀의 77%가 발생

야뇨증은 5세가 넘은 어린이가 잠을 자면서 한달에 두 번이상 자신도 모르게 오줌을 싸는 증상을 말한다. 야뇨증은 5세 어린이의 15∼20%에서 발견되며, 어른도 0.3∼0.5%의 발생률을 보인다. 우리나라 유치원 및 초등학생 10명중 1명은 야뇨증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아보다 남아에서 50%가량 더 많았다. 야뇨증은 일차성과 이차성(속발성)으로 구분한다. 일차성은 태어난 후 지속적으로 오줌을 싸는 경우이며, 이차성은 6개월이상 정상적으로 오줌을 누다가 다시 야뇨증세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차성은 전체 야뇨증 어린이의 20∼25%를 차지한다.

야뇨증의 15∼20%는 낮에도 소변을 지리는 주간야뇨증을 동반한다. 가족력은 36%에서 발견된다. 특히 부모 모두 야뇨증이 있었던 자녀는 77%, 부모 한쪽이 있었던 경우는 44%가 야뇨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뇨증의 원인은 배뇨성숙 과정의 지연, 배뇨습관 습득의 이상, 수면장애, 야간의 항이뇨호르몬 분비 결여, 스트레스, 정신과적 문제, 음식알레르기, 요로계 이상 및 요로감염 등 다양하다. 낮에도 소변을 지리는 사람은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방광수축 현상을 보인다. 이런 환자는 방광의 이상수축 때문에 야뇨증이 올 가능성이 많다. 정신과적 문제는 야뇨증의 원인이라기 보다는 야뇨증으로 인해 나타난 결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취침중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마려워도 잠을 깨지 못하는 데 있다. 왜 못 깨는지에 대해서는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요의를 느끼는 신경회로와 잠에서 깨어나는 뇌 기능의 성숙부전으로 추정될 뿐이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낮에는 소변을 지리지 않고 야뇨증만 있는 어린이에게 뇌파검사와 방광압 측정을 한 결과 60%가 얕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배뇨를 했다. 또 10%는 깊은 잠에서 그대로 배뇨했고, 30%는 낮에는 없던 방광의 이상수축이 일어나면서 잠이 깊은 상태에서 오줌을 누었다.

또 다른 최신 연구는 야뇨증 어린이는 정상 아동과는 달리 밤에 소변량을 줄여주는 항이뇨호르몬이 적게 분비돼 4배나 많은 소변량이 관찰됐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야뇨증은 여러 원인의 복합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김광명 대한요실금학회장·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치료해야 하는 이유/야뇨증 계속되면 자신감 상실은 물론 행동장애 유발/오줌싸지 않았을때 칭찬해주는 등 부모사랑이 중요

흔히 「오줌싸개」로 불리는 야뇨증은 초등학교 1년생의 10∼12%에서 나타나며, 학년이 올라갈 수록 10∼15%씩 줄어든다. 즉 대부분의 야뇨증은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좋아진다. 그렇다고 해서 치료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야뇨증 자녀를 데리고 병원을 찾는 부모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어려서 야뇨증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야뇨증 치료의 1차 목적은 야뇨에 따른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야뇨증으로 인해 어린이에게 생길 수 있는 다른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오줌을 싼 어린이에게 키를 쓰고 소금을 얻어오라고 해 경각심을 높이는 일종의 동기유발치료가 보통이었다. 그러나 요즘 부모들은 그렇게 무자비하지는 않다. 어린 자녀들의 수치심을 배려하는 것이다. 이는 올바른 태도이다. 초등학교 1학년만 돼도 자신이 오줌싸개라는 사실을 감추고 싶어한다. 유아때부터 캠프 수련회 등 단체여행이 대중화한 사회에서 오줌싸개는 환자는 물론 부모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의 조사결과 야뇨증 어린이의 80%가 집밖에서 잘 때 야뇨를 경험했다. 이는 열등감과 소외감으로 이어질 수 있고, 누적되면 사회성이 적어지고 소극적인 성격이 되기 쉽다. 가족은 야뇨증 어린이의 성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야뇨증이 없는 동생이 있으면 환자의 스트레스는 가중된다.

소아 야뇨증의 사회적 개인적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다. 대체로 일치하는 의견은 야뇨증이 지속될 경우 자신감 형성에 장애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자신감은 소아기 정신발달 과정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중요한 성격발달 요소이다. 야뇨증 어린이의 주눅든 태도는 부모에게도 큰 걱정거리이다.

동기유발은 가장 중요한 치료원칙이다. 오줌을 싸지 않았을 때 칭찬해주고 반대의 경우 책임감을 유도할 수 있는 약간의 벌 등을 주면 효과적이다. 다만 주눅든 어린이에게는 벌을 줘서는 안된다.

야뇨증은 자신감 상실과 함께 행동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는 5세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10세가 넘어서도 주의가 산만하고 움츠리는 태도를 보이는 어린이도 있다. 따라서 야뇨증은 5∼6세 이후부터 정확한 원인 분석후 치료를 하는 게 필요하다.

야뇨증 어린이가 있는 가정은 세탁물 양이 느는 것 외에도 주부들의 가사노동 시간이 두드러지게 증가한다. 또 밤에 일부러 자녀를 깨워 오줌을 누이느라 수면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야뇨증을 치료하려면 질병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치료 외에 부모의 사랑과 인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한상원 연세대 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소아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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