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쉬면 회복 늦어져/오로분비땐 세심한 주의를/보허탕·귀비탕가미방으로 어혈 풀어내고 기혈보충을「팔다리가 저리고 오한이 난다. 허리 무릎 손목 등의 관절이 시리거나 아프다. 피로가 심하고 일에 의욕이 없다. 속은 불타듯이 괴로운데 몸은 바람이 든 것처럼 으슬으슬하다」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산후풍이다. 임신전의 건강과 매력을 되찾는 것은 산후 몸조리의 성패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중년여성의 갱년기장애 다한증 골다공증 신경통 사지저림 관절염 류머티즘 등도 대부분 산후조리가 부실해서 발생한다.
산후풍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과로하거나 찬바람을 많이 쐬었을 때 나타난다. 관절에 무리를 주거나 지나치게 땀을 많이 내 기혈의 순환이 좋지 않은 것도 원인이다. 안정과 보양이 최선이다.
경희대분당한방병원장 이경섭(50) 교수는 산후조리에는 안정과 휴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옛부터 산모와 아기가 있는 방을 따뜻하게 하고 삼칠일(21일)동안 꼼짝않고 누워 땀을 내게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절대 안정은 오히려 자궁 및 골반근육의 회복을 늦추기 때문에 적당히 쉬면서 몸의 상태를 회복하는 게 좋다.
이교수는 『산후 2∼3일후 젖을 줄 때나 식사시 일어나 앉아도 무방하다. 산후 4∼6일께부터는 실내를 가볍게 걸어다녀도 좋다』고 조언했다.
분만 후 오로가 분비되는 시기에는 세균 감염의 위험이 크므로 외음부 소독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왕절개나 회음부절개 등의 상처부위는 끓인 후 미지근하게 식힌 물에 소독약을 풀어 좌욕을 자주 하는 게 좋다. 산후에 보약을 먹는 것도 산후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교수는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찔 것으로 걱정하는 산모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해 군살을 빼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대한의대학장 유동렬(47) 교수는 안정 및 약물요법을 통해 출산으로 손상된 기혈을 회복시킨 뒤 침·물리요법 등 일반적인 치료로 들어간다. 산후풍은 대개 산욕기(산후 6∼8주까지)나 그 이후 나타난다. 산후풍은 건강하고 젊은 여성보다는 노산, 난산, 제왕절개, 유산을 많이 한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산후풍이 염려되는 산모는 산후 100일까지는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며 정신적인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또 찬음식과 딱딱한 음식을 피하고 신체에 찬물이나 찬바람 등이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한다. 산후 성생활은 상처가 아물고 통증이 끝난 8주이후라야 안전하다.
유교수는 『약물요법으로 먼저 어혈을 풀어내고 자궁수축을 도와준 뒤 손상된 기혈을 보충함으로써 산후풍을 예방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약물요법은 보허탕가미방이나 귀비탕가미방을 많이 활용하며, 치료기간은 1∼2개월 정도 소요된다. 대전대한방병원의 경우 이같은 치료를 받은 환자의 89.4%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재학 기자>고재학>
□프로필
이경섭
▲75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83년 동대학원 한의학박사 ▲현재 경희대분당한방병원장·대한체열의학회 부회장
유동렬
▲81년 원광대 한의학과 졸업 ▲93∼97년 대전대청주한방병원장 ▲현재 대전대한의대학장 겸 한의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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