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자락·물줄기를 찾아 떠난 기록이근배(57) 시인의 사진 한 장이 매스컴을 탔던 적이 있다. 89년 광복절, 백두산에 올라 감격을 누르지 못하고 천지 물에 뛰어들어 몸을 적시는 사진이었다. 그는 그 당시의 감격을 시로 토해냈다. 「내 청맹과니로 살아왔거니/ 나를 낳은 내 나라의 산자락 하나/ 물줄기 하나 읽을 줄 몰랐더니/ 백두의 큰 품안에 들고서야/ 목청을 열어 울게 되었노라」고.
이시인이 펴낸 「시가 있는 국토기행」(중앙M&B 발행)은 그가 천지에 뛰어든 이후, 그 전까지는 읽을 줄 몰랐던 우리의 산자락과 물줄기를 찾아 떠난 기록이다. 그가 찾은 백두대간의 뼈와 핏줄들, 양양 낙산사 홍련암에서 부안 서림·매창뜸까지 예순여곳마다에는 「나무 돌 흙이 지르는 소리와 함께 그만큼 넉넉한 선조들의 사상과 시와 산문이 있었다」. 이씨는 거기에 자신의 시 한편씩을 보태, 우리 땅 답사의 길라잡이이자 문학기행서로 만들었다. 지금은 북녘 땅인 묘향산과 삼수갑산을 거쳐 금강산에 올라 이 기행을 끝내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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