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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호랑이굴 재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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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호랑이굴 재창업’

입력
1997.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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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망업체 미 실리콘밸리 잇따라 입주/철저한 현지화·우수환경·시장진출 이점「호랑이를 잡기위해 호랑이굴에서 다시 태어나겠다」 국내 스타급 벤처기업들이 컴퓨터소프트웨어 및 멀티미디어시장의 아성인 실리콘밸리내 기업과의 한판승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미국판 제2창업」을 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웬만큼 자리잡은 업체들이 예비창업가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현지 벤처기업인큐베이터에 입주하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매출 100억원대의 잘나가는 벤처기업들이 느닷없이 「갓난아기」임을 선언하는 것은 철저한 현지화를 이루지 않고는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절박한 현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현지 창업보육센터들이 뛰어난 개발환경과 창업후 판로까지 제공, 현지시장진출에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에서 「재창업」을 선언한 업체는 온라인 머드게임 「단군의 땅」으로 잘 알려진 마리텔레콤. 이회사는 지난달 15일 국내 기업중 처음으로 미국 새너제이에서 운영하는 IBI 국제창업보육센터에 입주,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작업에 들어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출신인 장인경 사장은 『세계시장공략을 위해서는 실리콘밸리내에서의 현지화를 하지않고는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직원들에게 전부 미국 시민권을 따도록 해 철저히 현지화한 기업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해 매출목표를 100억원대로 잡고있는 웹인터내셔널도 곧 IBI에 입주, 1년간 창업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윤석민 사장은 『더이상 기술을 도입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인트라넷분야의 최첨단기술을 확보하고 미국시장진출을 위해 창업프로그램과정을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컴퓨터글자체인 폰트개발업체인 윤디자인연구소도 최근 IBI와 협의를 끝내고 내달중 입주, 재창업에 나설 계획이며 위성통신 및 소프트웨어장비개발업체인 매닉스엔지니어링도 현지 창업보육센터입주를 서두르고 있다. 이밖에 S, D사 등 10여개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둥지를 틀기위해 IBI, SBC 등 유수의 창업보육센터와 협의중이다.

무한기술투자 김양호 이사는 『실리콘밸리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세계적 제품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인큐베이터 입주와 같은 형태의 직접진출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김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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