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법 체계교육·정착지 알선「농촌으로 돌아가자」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시절 당원 등 지식인들을 농촌으로 내려보냈던 「하방운동」이 아니다. 국내 시민단체인 「전국귀농운동본부」가 농촌공동체 되살리기 운동을 위해 표방한 구호다.
하방운동이 남아도는 도시의 지식인 노동력을 활용하고 농촌을 근대화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귀농운동은 도시의 젊은이를 농촌으로 내려보내 산업사회에서 해체된 전통의 농촌공동체 문화를 복원하고 파괴된 환경생태계를 회복시키려는 움직임이다. 나아가 도시 젊은이들에게 농촌·농업의 중요성과 생명의 가치를 일깨워 농촌을 활성화시키려는 것이다.
귀농운동은 지난해 1월 우리농촌살리기운동전국본부 등 농업관련단체들이 「귀농」을 운동과제로 채택하면서 그 단초가 마련됐다. 그 뒤 귀농을 조직적이고 효율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이를 전담할 기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 19개 농업관련 단체들이 연대해 지난해 9월 「전국귀농운동본부」를 발족, 귀농운동이 본격화했다.
귀농운동은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껴 농촌에서 생활하기를 희망하는 도시인들을 모집, 유기순환농법 등 기본적인 교육을 시킨뒤 희망자의 조건에 맞는 지역을 소개해주는 식으로 전개된다. 귀농운동본부는 농촌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현지인과 함께 이상적인 농촌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함은 물론 이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직거래도 주선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두달과정의 귀농학교 졸업생은 1기 26명, 2기 40명 등 모두 66명.
이중 실제로 농촌에 내려간 경우는 아직 10여가족에 불과하나 이 운동이 자리잡아갈 기미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귀농의 예비단계인 귀농학교 신청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귀농희망 등록자는 무려 500여명에 이른다. 귀농자를 후원해주는 후원회원도 200여명이나 된다. 귀농운동본부 이병철 본부장은 『귀농은 단순한 직업전환이 아니라 기존 삶의 방식이 180도 변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그러나 도시의 사회문화적 환경이 막다른 골목에 다달아 건강한 삶을 갈구하며 귀농을 고려하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귀농운동본부는 현재 전북 무주에 1만평규모의 생태마을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운동본부는 이곳을 유기농 전업지역으로 선포하는 한편 앞으로는 자연농업수련장으로 활용, 생태학교육을 위한 전문대학으로 탈바꿈시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서울에서 잡지사를 다니다 올해 3월 충북 괴산에 정착, 고추농사와 논농사를 짓고 있는 김홍진(33)씨는 『육체노동 보다는 자연친화적 삶을 체화시키기가 더 힘들다』면서도 『고되지만 물맑고 공기좋은 「자연 그대로」에서 살다보니 더없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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