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모친위해 성당순례/10일동안 번갈아 밀며 효도3남매가 부부동반으로 팔순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보은의 유럽여행을 다녀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곽치만(66·대구 남구 봉덕동) 치태(56·서울 성동구 사근동) 치숙(52·여·서울 성북구 돈암동)씨 3남매는 6월 어머니 김차황(84)씨에게 뜻깊은 「선물」을 해드리기로 의견을 모으고 논의 끝에 유럽여행을 택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에게 유럽의 장엄한 성당들을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절염과 고혈압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가 여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행여 탈이라도 나면…』 『그래도 마지막 효도일지도 모르는데…』 『정 안되면 업어 모시면 되지』
3남매는 고심끝에 휠체어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쌍용그룹 상무이사로 재직하다 개인사업을 하는 차남 치태씨는 며칠동안 서울 시내를 뒤져 가장 가볍고 편한 휠체어를 구입했다. 3남매는 『성당 구경도 좋지만 자식들 고생시킬 바에야 안가겠다』고 버티는 어머니를 설득, 7월5일 유럽으로 떠났다. 10일동안 자식들이 번갈아 미는 휠체어에 앉은 김씨는 어느 때보다 행복한 표정이었다. 커피 한 잔과 딱딱한 빵이 전부인 유럽식 아침식사가 익숙지 않은 어머니를 위해 3남매는 매일 저녁 한국식당이나 중국음식점에서 밥을 사다 아침에 죽을 끓여 드렸다. 이탈리아에서는 관광버스 운전사가 『내 어머니가 생각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럽이라케도 내야 뭐가 좋은지 아나. 그냥 애들과 함께 있는게 좋았지』 대구에서 장남 치만씨와 함께 살고 있는 김씨의 방에는 파리 몽마르트언덕의 거리화가가 그려준 멋진 초상화가 걸려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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