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땐 소폭,경질땐 중폭이상 바뀔듯/당적장관 교체보다 임기말 행정 더 비중김영삼 대통령으로서는 임기내 마지막이 될 개각의 시기와 내용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주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나 아예 이달 말이나 다음달에 단행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개각 범위 역시 소폭 또는 중폭으로, 쉽게 가늠되지 않고 있다. 개각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김대통령 뿐이라는게 청와대의 분위기다.
청남대에서 여름휴가를 마친 김대통령은 4일 정상업무를 시작했으나 인사에 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청와대 참모진들도 이날 『오늘 내일은 개각이 없을 것이다』라고 확인할 뿐 극도로 입조심을 하고있다.
이처럼 이번 개각이 오리무중에 싸여 진통을 거듭하는 것은 고건 총리의 교체 여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청남대 체재 중에도 계속 이 문제를 두고 고민을 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당초 대선에 대비해 신한국당 당직을 가진 장관을 교체한다는 생각으로 내각구성을 검토했으나 갈수록 임기말까지 행정을 철저하게 챙길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내각을 보완한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마무리를 위한 「튼튼한 내각」에 대한 필요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고총리의 교체도 이같은 배경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대통령은 고총리의 업무추진 능력을 인정하고 있으나 헌신성과 신한국당 등 여권과의 관계설정 문제 등에 다소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김대통령이 고총리를 유임시킨다면 개각 폭은 5∼7개 부처의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적 보유장관 8명중 강경식 부총리는 유임이 확실한데다 신경식 정무1·김윤덕 정무2장관 등 1∼2명도 잔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리를 교체한다면 중폭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적 보유 장관 이외에도 보각 차원에서 내무부 등 몇개 부처 장관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각의 매듭은 고총리라 할 수 있다. 5일 고총리의 주례보고가 개각의 풍향타가 될 것이다.
후임자는 해당 부처의 행정경험을 가진 「즉시 가동전력」중에서 발탁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예상했다. 교수 등 외부 전문가 보다는 차관출신 등 연고 및 전문인력이 기용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전·현직 수석비서관중에서 장관으로 나가기는 힘들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특히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개각이 신한국당 일각에서 말하는, 「국면전환」관점에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회창 대표가 대통령의 조각권에 대해 의견을 말하거나 요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아무리 임기말이라지만 개각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므로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이대표측에 보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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