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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시장 ‘할인파티’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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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시장 ‘할인파티’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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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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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극심한 출혈판매에 8·9월 예정수요까지 고갈 신차발표도 줄줄이 연기/할인신차 벌써 매물로 나와 중고차보다 싸게 팔리는 등 가격체계도 뒤죽박죽자동차업체들의 극심한 출혈 판매전으로 올 하반기 자동차시장이 극도의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현대와 대우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 3사가 최근 현금할인, 무이자, 40%납입유예제 등 다양한 판촉전을 벌이면서 7월중에 이미 8월이후의 수요까지 대부분 흡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먹기좋아 얼른 먹어치우는 바람에 뒷감당이 어렵게 된 것이다.

특히 싸게 팔린 일부 자동차들은 막바로 중고차시장으로 빠져나가 기존 중고차가격이 큰폭으로 내렸고 새로 나온 중고차값이 신차보다 비싼 경우까지 생기는 등 자동차 시장은 이미 혼돈상태다. 8월이후 자동차판매가 뚝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어렵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의 시장을 극히 어렵게 보고 새로운 모델을 내놓으려던 일부 자동차사들이 주춤거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30% 할인특판을 통해 7월 하순께 3만2,000대의 재고를 포함, 모두 4만8,000대가량의 차를 팔았다. 그러나 이중 일부는 벌써 중고차시장에 유입돼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신차를 70%의 가격에 산 소비자들이 이를 곧바로 되팔아 일부 마진을 챙기기 때문인데 이에따른 충격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고차시장에서는 현재 97년식 세피아가격이 평소 600만원대에서 특판기간중 판매된 신차를 중심으로 500만원 안팎에서 팔리고 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들은 『8월과 9월의 중고차수요가 이미 모두 소화됐다』며 『중고차시장의 판매공백을 우려해 마진이 없어도 차를 내다 팔아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특별할인판매의 후유증으로 기아자동차는 당초 7월에 내놓으려던 세피아 후속차량과 9월에 내놓기로 한 RV차량 크레도스 왜건을 언제 내놓을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잠재고객이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차를 내놓아도 그 효과가 크게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 고급세단인 「체어맨」을 시판키로 한 쌍용자동차도 걱정이 태산같다. 체어맨은 승용차시장에서의 돌풍은 물론 어려움에 빠진 기업을 살릴 수 있는 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해온 쌍용의 야심작이다. 쌍용은 체어맨의 수요층이 그동안 할인판매와 특별판매대상이었던 대중형 승용차와는 분명 다르지만 내수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몰고올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선보인 새 모델로 100%가동률과 함께 승용차부문 2위자리를 굳히고 있는 대우자동차의 경우 자칫 재고로 남지않을까 걱정할 정도다. 차값의 40%를 나중에 중고차로 대신하는 「새로운 할부제도」를 실시중인 대우는 경쟁사들이 잇달아 과감한 특판에 나서자 8월이후의 판매전망을 어둡게 보고 생산량 조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는 7월 한달동안 다른달보다 30%가량 많은 18만대정도의 자동차가 팔린 것으로 집계했다. 따라서 8월과 9월의 판매량은 정상적인 수요가 있다 하더라도 70%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자동차 3사는 8월부터 일체의 무이자없이 정상조건의 판매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을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자동차업체들로서는 수요공백을 메우기 위한 특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 사이에 이미 언제든지 싼값에 차를 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팽배해져 정상가격으로 차를 사기를 바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자동차 3사간 할판중지에 의견접근을 봐놓고도 일부사는 선뜻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3사간 출혈경쟁은 고객의 입맛을 완전히 왜곡시켰다』고 비판하며 『지금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하루빨리 정상판매조건에서 선의의 경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객입장에서도 어느정도 예견된 상황에서 차를 구입하고 판매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무질서 상태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극한 경우 요행까지 바라는 풍조가 조성될수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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