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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반도 가격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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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반도 가격파괴

입력
1997.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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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소스와 EMI 레드라인 CD 한장에 4,000∼5,000원/싸고 수준도 높아 팬들에 인기싼 게 비지떡?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클래식음반 시장에 싸고 좋은 음반이 등장, 호주머니가 얇은 소비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클래식음반의 저가경쟁은 지난달 염가음반의 대명사로 통하는 작은 거인 낙소스에 맞서 대형음반사 EMI의 「레드라인 시리즈」가 수입되면서 본격화했다.

낙소스와 레드라인 시리즈 CD가격은 카세트테이프 값 밖에 안되는 4,000∼5,000원 선. 클래식CD가 보통 1만원을 훨씬 웃도는 데 비하면 한 장 값에 서너장을 살 수 있다. 더러 신통치않은 음반이 끼어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며 가끔 진주도 발견된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낙소스는 저가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 레이블(음반 상표). 96년 세계 클래식음반시장의 15%를 점령, 돌풍을 일으켰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싸구려 음반 정도로 통하고 있지만 지난달 세계 최대 규모의 음반박람회인 「칸 클래시컬 어워드」에서 올해의 레이블로 선정될만큼 우수하다.

낙소스 저가정책의 비밀은 막대한 개런티를 줘야 하는 스타급 연주자 대신 숨은 인재를 찾아내 녹음하는 데 있다. 그래서 낯선 이름이 많지만 그들중 상당수는 「보석」이다. 실제로 낙소스 음반목록에는 「그라모폰」, 「클래식 CD」 등 외국 음반전문지가 추천하는 명반이 많다.

레퍼토리가 넓다는 것도 낙소스의 장점. 고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1,500여종의 방대한 목록을 갖추고 있다.

대형레이블들이 장사 안된다고 팽개쳐둔 영역의 음악도 낙소스를 뒤지면 나온다. 바흐 이전 고음악과 실내악에 특히 좋은 음반이 많다.

예뇌 얀도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코다이4중주단의 하이든 현악4중주, 에더 4중주단의 모차르트 현악4중주, 성악앙상블 옥스포드 카메라타의 고음악 음반 등은 낙소스가 자랑하는 명반이다. 한국인으로는 조수미, 강동석, 백건우 등이 보인다. 이가운데 백건우의 프로코피에프 피아노협주곡집은 지난해 프랑스 최대 음반 유통업체인 프낙으로부터 올해의 음반에 선정됐다.

EMI 레드라인 시리즈는 낙소스의 무서운 성장에 자극받아 태어났다. 일단 1차분 65종이 들어왔고 내년까지 총 200종이 나온다.

창사 100주년을 맞은 대형음반사 EMI의 이름에 걸맞게 베를린 필, 빈 필,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 사이먼 래틀, 바이올린 연주자 안네 소피 무터, 정경화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레드라인 시리즈에 등장한다.

알반 베르크 4중주단의 베토벤 현악4중주, 자발리쉬가 지휘하는 브람스 교향곡, 텐슈테트가 지휘하는 말러 교향곡, 정경화의 드보르자크 바이올린협주곡 등 명연이 다수 포함돼 있다. 문의 낙소스 (02)517-6536, EMI 레드라인 (02)3449-9422.<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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