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금강기획에서 기획업무를 맡고 있는 손정환(40) 부국장. 광고계에 몸담은 15년 동안 마케터와 광고기획자(AE)로 잔뼈가 굵었다. 지금 그의 모습은 재주있는 광고 일꾼에다 아이 둘 있는 가정을 꾸리는 건실한 직장인에 틀림없다.하지만 그동안 일로 그를 만났던 사람들은 한번씩은 『어디서 많이 봤는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당연하다. 한때 그는 영화배우였기 때문이다.
79년초 개봉되어 그해 최고의 관객을 모은 하길중 감독의 영화 「병태와 영자」. 젊은 청년들의 자유로운 초상을 그려낸 이 영화에서 손부국장은 주인공 병태역으로 출연했다. 상대역 여배우는 이영옥씨.
그때 손부국장은 대학 3학년이었다. 한번도 배우의 꿈을 꾸었던 적이 없는 그는 캠퍼스 영화를 찍기 위해 참신한 인물을 찾던 하감독의 눈에 들어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3년 뒤에 또 한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역시 캠퍼스 분위기를 담은 「F학점의 천재들」에서 원미경과 짝을 맞췄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연예인쪽은 아니었던가 보다. 두번째 영화를 마치고 들은 「광고론」강의가 마음에 들었고, 광고인 생활이 좋아 보였다.
『처음 오리콤에서 마케터로 시작했습니다. 머리 속에 그리고 있던 광고인의 생활과는 다른 점도 있고, 따분하다는 생각도 가끔 했습니다. 시장조사와 소비자파악은 좋은 광고의 기틀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내가 만든 광고가 완성도나 효과면에서 성공하고 광고주들이 마케터의 역할을 제작자 이상으로 인정할 때 보람을 갖습니다』
오리콤에서 마케터와 AE로 일하면서 OB맥주광고를 전담했다. 94년 직장을 옮겨서도 AE로 활약, 현대자동차 현대그룹광고를 제작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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