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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이전문제/다시 ‘핫이슈’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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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이전문제/다시 ‘핫이슈’ 부각

입력
199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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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숙소 매각따라 ‘건축비’ 해결불구/이전계획은 불투명 양국간 마찰 일듯주한 미국대사관의 종로구 송현동 직원숙소부지가 삼성중공업에 매각됨에 따라 세종로 미 대사관 건물 이전문제가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사관 이전 건축비용을 본국서 지원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사관 이전을 미루어왔던 미국이 대사관직원 숙소부지 매각비용 1,400억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미 대사관 이전문제는 80년 이후 한미 양국간의 핫이슈로 제기되어 왔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세종로 대사관 건물이 한국정부 소유임에도 이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세종로 미 대사관 건물은 미대외원조기구(USOM)와 한국정부간에 체결된 사업약정에 따라 61년 미 정부가 우리 정부 소유의 토지에 건물을 지어 USOM 사무실로 사용해오다 68년부터 대사관이 입주, 사용해왔다. 그러나 80년대 들어 반미감정과 무상임대에 대한 비판으로 대사관 이전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90년 7월 서울시와 재산교환계약을 하여 을지로 주한미문화원부지(601평) 및 송현동 미대사관직원 숙소부지 중 율곡로 도로확장사업에 편입된 대지(568평)를 정동 옛 경기여고 부지(4,574평)와 맞바꾸어 95년말까지 미 대사관과 문화원을 지어 옮겨가기로 합의했다. 당시 미국은 계약시점의 땅값으로 교환해야 함에도 84년 양국의 합의각서교환 당시 땅값을 기준으로 해 시가보다 110억원이나 싼값에 경기여고 부지를 인수했다.

미국은 더욱이 대사관 이전 약정시한인 95년 중순께 건축비용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옛 경기여고 부지를 비싼 값에 되팔기 위해 상업지역 용도변경과 대사관직원 숙소부지의 고도제한을 풀어달라는 특혜요구를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미국은 대사관직원 숙소부지를 매각했기 때문에 옛 경기여고 부지에 새건물을 지어 대사관을 이전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같은 계획이 신속히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견해이다.

예정대로 미국대사관 신축공사가 99년께 시작된다해도 완공까지는 2, 3년이 걸리고, 15층 건축계획이 고도제한에 걸릴 경우 공사자체가 무기연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미 대사관측은 이를 예상한듯 내년 6월까지 숙소부지를 넘겨준 뒤 직원숙소로 사용키 위해 마포에 건설중인 아파트를 삼성과 영구임대계약했다.

정부는 『대사관 건물을 돌려주든지 임대료를 내라』고 미국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은 무상사용권을 주장하며 연 5억9,0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대사관 건축비용이 마련됐음에도 미국이 조속히 대사관을 이전하지 않을 경우 여론이 극히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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