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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삼켜버린 “박찬호 신드롬”/시민들 TV보면서 응원·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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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삼켜버린 “박찬호 신드롬”/시민들 TV보면서 응원·환호

입력
199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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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다방 때아닌 넥타이부대/박 선수 고향집 축하전화 쇄도『박찬호가 투구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더위가 싹 가십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야구의 본고장 미국의 메이저리그에 진출, 1일 감격의 10승을 따낸 박선수의 선전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은 박선수의 승리를 자기일인양 기뻐했다. 시민들은 『후반기에 들어서만 5연승을 기록했으니 15승 고지도 문제없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KBS측은 『정확한 시청률조사는 2일에 나오지만 상오 취약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근래 최고수치에 육박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PC통신에도 『박찬호는 나빠. 얼굴도 잘 생기고 공도 잘 던져 10승까지 했는데 영어까지 잘하니, 정말 이럴 수 있는 거야』라는 익살기의 격려 등 환호가 쏟아졌다.

이날 상오 서울역에서 TV로 생중계된 박선수의 경기장면을 본 시민들 가운데는 일구일구에 넋을 잃었다가 기차출발시간에 임박해 허겁지겁 개찰구로 뛰어가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상오에는 거의 손님이 없던 도심의 다방들도 박선수의 경기장면을 보기 위해 직장을 몰래 빠져나온 넥타이부대들이 많았다. 명동 삼일다방의 오미자(38)씨는 『이 날은 박선수의 경기가 있는 탓인지 아침부터 TV를 보러온 손님이 많았다』며 『박선수의 주요투구장면을 점심시간에 방영해 손님의 인기를 독차지했다』고 말했다.

박선수의 경기가 열린 시카고에 산다는 이연홍(KJ3624)씨는 경기직후 하이텔을 통해 『박선수가 첫 승리를 한 지난해 4월은 물론 오늘도 경기장에 나가 열심히 응원을 했는데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천리안의 한 이용자(EABUM)는 「자랑스런 박찬호」라는 제목에서 『엉뚱한 사람들에게 병역을 면제해 줄 게 아니라 박선수를 면제시켜줘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한편 충남 공주시 산성동 박선수의 고향집에는 아버지 재근(54)씨가 축하전화를 받느라 하루종일 정신이 없었다. 지난 6월 어머니 정동순(50)씨가 아들을 돌보기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버려 혼자 집을 지키던 박씨는 『너무 너무 기분좋다』고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이동국·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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