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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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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백50만명의 중남미 소국, 파나마공화국은 과거 콜롬비아공화국의 영토였다. 이곳에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운하건설을 생각하고 있던 미국은 1903년 운하지대의 사용권을 얻는 조건으로 콜롬비아와 계약을 체결했다. 일시금 1천만달러에 연 25만달러 지불조건이었다. 그러나 이 협정은 콜롬비아의회로부터 「너무 적은」 금액이란 이유로 비준을 거부당한다. ◆행운의 여신은 미국편이었다. 미국의 지지를 받은 파나마지방주민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콜롬비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했다. 미국은 즉각 군함을 파견, 콜롬비아군의 파나마진출을 막고 반란의 성공을 도왔다. ◆미국은 독립한 파나마공화국을 승인하고 운하지대의 독점권을 얻은 것이다. 가툰호라는 인공호수를 이용해 길이 93㎞, 폭 90∼3백m의 갑문식 운하를 개통한 것은 이듬해인 1904년이었다. 당시엔 미국에 영구조차키로 했으나 97년 운하반환조약으로 2000년엔 파나마소유가 된다. ◆식민세력의 퇴조 탓일까. 아편전쟁 이후 1백55년간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홍콩이 지난달 중국에 귀속됐다. 이어 2년 남짓 후면 파나마운하에 성조기가 내려지고 그 운영권이 파나마로 귀속되게 된다. 오는 9월, 파나마는 운하운영에 관한 국제회의를 갖기로 했다. ◆유종하 외무장관은 이에 앞서 이달 7일부터 이 지역을 방문하기로 했다. 세계 5위의 파나마운하 사용국으로서 향후 안정적인 운하사용권을 확보하기 위해 당연한 조치다. 미 동부항구로 가는 우리의 수출입물량이 이 운하를 거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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