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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마지막 황제/슬픈 인생유전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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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마지막 황제/슬픈 인생유전 마감

입력
199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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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꼭두각시→45년 폐위→월남 수반→55년 추방→불서 사망베트남의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보대)가 1일 프랑스 파리 발 드 그라스 육군병원에서 83세의 일기로 사망했다고 프랑스 국방부가 발표했다. 바오다이의 둘째부인 빈 수이는 이날 『구엔왕조의 마지막 황제 바오가 사망했다』며 『장례는 6일 파리의 생 피에르 드 샤이오 교회에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오다이의 인생유전은 중국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부의)와 마찬가지로 제국주의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아시아왕조의 서글픈 몰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본명이 구엔 빈 수이인 그는 프랑스 식민통치시절인 1925년 구엔(완) 왕조의 13대 황제로 즉위, 45년 8월25일 호치민(호지명)이 베트남공화국을 선언할때까지 20년간 프랑스의 허수아비로 재임했다.

그는 일제가 베트남에 진출하자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45년 일본군이 퇴각하자 또다시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고 수개월뒤 민족주의자 호치민에 의해 퇴위까지 당하는 불행을 겪어야했다.

퇴위한 그는 한때 호치민의 정치고문으로 활동했으나 이듬해 홍콩에 망명,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다. 49년 프랑스의 지원을 업고 남베트남으로 돌아가 반공산국가를 선포, 국가원수에 올랐으나 공산주의자 민족주의자 등이 중심이된 호치민세력의 거센 반제국주의 전쟁에 휘말렸다. 결국 디엔비엔푸에서 프랑스군이 대패한 이듬해인 55년 4월 남베트남에서 고 딘 디엠 총리가 주도한 국민투표를 통해 영구추방됐다.

55년 프랑스로 돌아온 그는 남부도시인 칸의 별장에 40여년에 걸친 칩거생활에 들어갔다. 63년 첫째 부인 남푸옹과 사별한 뒤 프랑스인 빈 수이와 재혼, 가정을 꾸렸으나 결국 고향 베트남 땅을 한번도 밟지못한 채 타국땅에서 쓸쓸히 일생을 마쳤다.<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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