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피트 필름에서 100여장 사진을 엄선/영화의 감동 그대로 재현/한국서도 번역 출간 예정미물의 세계도 우주만큼이나 넓다. 그래서 「마이크로코스모스(소우주)」라고 한다. 곤충의 세계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편협하고 오만한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그들의 세계를 거대한 스크린에 담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 「마이크로코스모스」가 프랑스 미국 독일에서 사진집으로 나왔다.
저자는 이 영화를 촬영한 생물학도 출신 프랑스 감독 클로드 뉘리자니와 마리 페레누. 160쪽에 걸쳐 100여장의 사진으로 가깝고도 먼 곤충의 신비한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준다.
수록된 사진은 어느 여름날 아침부터 다음날 동틀 무렵까지 프랑스 남부 개인집 주변 수풀에 사는 곤충들의 하루살이를 3년여에 걸쳐 담은 필름 25만피트 가운데 엄선한 것들이다.
하늘색처녀잠자리의 겹눈은 레이더 지국을 방불케 한다. 잠자리는 무수한 눈으로 먹이를 포착, 비행하면서 잡아채는데 곤충계에서는 가히 독수리와 같은 존재다.
곤충들에게는 강에 떠다니는 나뭇잎이 나룻배처럼 느껴지고 풀잎 한줄기도 거대한 기둥과 같다. 곤충들은 그 위에서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집을 짓기도 한다.
이들의 세계에서는 물리학의 법칙도 인간세계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무당벌레는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발이 부러지지 않는다. 무게에 비해 훨씬 큰 몸집이 낙하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과는 전혀 다른 것 같은 곤충세계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형태 면에서 우리와 공통점이 아주 많다.
나비의 날개는 문양이나 형태가 고대인도의 옷감과 같다. 파리의 날개를 확대해 보면 크롬 유리 은박으로 만들어낸 멋진 조형물 그대로다. 나방의 고치는 번데기가 새 모습으로 깨어날 날을 기다리며 잠자는 집이다.
어쩌면 모양까지도 파라오(고대 이집트의 왕)가 영생을 기다리며 잠들어 있는 관과 똑같다. 미국 Stewart Tabori & Chang 발행, 35달러. 독일 Scherz-Verlag 발행, 68마르크.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될 전망이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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