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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잠원동 안태경·홍원 남매(함께 만들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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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잠원동 안태경·홍원 남매(함께 만들어 봅시다)

입력
199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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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손으로 만든 예쁜 멍멍이집/버려진 사과궤짝 활용/둘이 힘 합쳐 반나절에 끝/비스듬한 일자지붕이 쉽고 멋있게 만드는 비결뚝딱거리길 좋아하는 소년들이 한번쯤은 만들어보는 개집. 개는 뭐, 집에 대해 까다롭지 않으니까 하늘만 가리고 세 귀퉁이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사람 욕심이 그렇지 않다. 시장에서 파는 개집처럼 만들고 싶은데 나무지붕을 마주 붙이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안태경(12·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아파트)양은 비스듬한 일자지붕으로 이 고민을 한번에 해결했다. 지붕모양때문인지 개집은 오히려 스페인이나 미국 산타페의 오두막 란초같이 멋지게 보인다.

이 개집은 안양이 두번째로 만들어 본 작품. 지난 5월 실과시간에 나무로 냄비받침을 만든 것이 처음이다.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알겠지만 모든 수업 재료는 반가공 상태로 문방구에서 살 수 있다. 냄비 받침 재료도 MDF 조각과 망치까지 들어 6,000원에 문방구에서 팔고 있었다. 안양네 반 어린이 39명은 모두 이 문방구 재료를 활용했지만 그만은 집에 있는 나무 판자를 일일이 톱으로 잘라 만들었다. 남동생 홍원(10)군도 뒷쪽에 판자 부목을 대는 홈을 일일이 조각도로 파내며 도와주었다.

이번 개집도 남매의 공동작품. 재료는 아파트 쓰레기장에 흔한 사과궤짝이다. 만들기를 좋아해서 평소에 깨끗한 사과궤짝이 있으면 집에다 줏어다놓던 남매는 지난 달 초 두달박이 강아지 「흰발」이를 얻어오면서 개집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우선 설계도를 그렸다. 그려보니 사과궤짝의 왼쪽 옆과 뒷면, 바닥은 그대로 살리고 전체 길이만 톱으로 조금씩 줄이면 되었다. 나머지 두 면의 판자는 장도리로 다 떼어냈다. 다른 궤짝도 장도리로 해체해서 깨끗한 나무 판자를 구했다. 설계도 길이대로 필요한 나무판자를 톱으로 잘랐다. 대문 자리를 남기고 못으로 박아주었다. 톱질을 부모가 도와주는 덕분에 『못 박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는 안양은 『몇번은 빼고 다시 박기도 했다』고 들려준다. 못을 잘 박기 위해 먼저 본드로 판자끼리 연결한 후 못을 쳤다. 또 오른쪽 옆면은 맞은 편의 모양과 똑같이 하기위해 사과궤짝처럼 부목을 댔다.

사포질을 하고 집에 있던 스탠슬 물감으로 칠을 했다. 마지막으로 동생이 물감으로 문패를 그려줬다. 만드는데 든 시간은 딱 반나절.

『흰발이가 낮잠은 집에서 자는데 밤잠은 다른데서 자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하는 남매는 요즘 「흰발」이의 구역을 표시할 나무담장을 만드는데 열중하고 있다.<서화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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