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제출”에 채권단 “사표를”/각서개념 서로 다르게 해석 혼선기아그룹 채권금융단회의를 두차례나 무산시킨 「경영권 포기각서」를 놓고 기아그룹은 「냈다」, 채권단은 「안받았다」며 맞서고 있다. 유시열 제일은행장은 이날 채권단 회의무산후 『경영권 포기각서 제출없이는 기아그룹 지원에 진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선홍 회장은 『경영권포기각서는 이미 제출했다』며 더이상 각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양측 주장의 차이는 「경영권포기각서」의 개념에 대한 차이에서 비롯된다.
채권단이 요구하는 경영권포기각서는 엄밀히 말해 「사표」를 의미한다. 앞서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된 진로나 대농과는 달리 김회장은 주식지분이 미미한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에 경영포기각서는 「사표」 그 자체를 의미한다는 것이 채권은행단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김회장이 처음 제출한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나 다시 제출한 『경영책임을 지고 언제든지 물러나겠다』는 내용 모두 채권단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채권단은 전제조건이 전혀 붙지 않은 『사표를 제출합니다』라는 형식의 각서를 제출, 공증절차를 거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단은 『즉각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그만한 각오를 갖고 경영에 임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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