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 특사파견 무기연기/팔내 아라파트 입지 위협폭탄테러로 중동평화가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30일 테러사건 직후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 주재로 긴급 각의를 열고 평화 협상 접촉을 중단키로 결정하는 한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공동위원회 활동에도 협조하지 않기로 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도 팔레스타인 당국이 보안 조치를 강화하지 않으면 중동평화가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데니스 로스 특사의 파견을 사상자에 대한 조문 기간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연기한다고 말했다. 당초 로스 특사는 다음주중 이뤄질 이―팔간 접촉에 대한 「미국의 견해」를 제시하기 위해 31일 예루살렘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네탄야후 정부의 동예루살렘내 유대정착촌 건설로 4개월간 중단됐던 평화 협상이 재개를 눈앞에 두고 또 이탈하고 만 것이다.
테러에 대한 우익 네탄야후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선 안보 후 대화」정책에 따라 네탄야후 총리는 『테러가 재발할 경우 평화회담은 있을 수 없다』고 공공연히 밝혀 왔다. 테러 발생에 대한 문책의 예봉을 피하는 동시에 경직된 민심을 추스리기 위해 그의 정책은 더욱 강성을 띨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비난의 직격탄은 자치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보안책임을 진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PNA)수반(대통령)에게 퍼부어지고 있다. 「하마스가 노린 표적은 아라파트」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유대정착촌 건설문제에 따른 유혈사태를 방지하지 못한데다 PNA내 대규모 부정사건으로 불신의 골이 깊어진 마당에 터진 이번 사건으로 그의 입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아라파트 대통령은 네탄야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전했으나 그가 들은 답변은 협상 중단통보와 함께 테러방지 실패에 따른 핀잔뿐이었다.
나아가 아라파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협력해 강경세력 단속에 나선다면 팔레스타인내 그의 정통성은 더욱 위협받을 수 있는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평화 과정이 중단되고 협상 당사자들의 입지가 약화한다면 이는 바로 하마스 지하드 등 강경세력이 노리는 바이다. 테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평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폭탄테러 사건일지
▲94.10.19. 텔아비브 버스 승객 23명 사망.
▲95.1.22. 네타냐 자살폭탄 이스라엘 병사 21명 사망.
▲95.4.9. 가자지구 자살폭탄 이스라엘 병사 7명 등 8명 사망.
▲95.7.2. 텔아비브 버스 승객 6명 사망.
▲95.8.21. 예루살렘 버스 승객 5명 사망
▲96.2.25. 예루살렘과 아슈켈론 자살폭탄 26명 사망.
▲96.3.3. 예루살렘 버스 자살폭탄 19명 사망.
▲96.3.4. 텔아비브 자살폭탄 13명 사망.
▲97.3.21. 텔아비브 노상카페 자살폭탄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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