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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제3자인수 유도 배경

입력
1997.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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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개입원칙’ 고수속/M&A통해 구조조정 추진정부가 기아자동차의 제3자인수를 적극 유도키로 한 것은 기아그룹과 채권은행단과의 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아는 어떻게 해서든지 은행측의 지원을 받아 자력갱생하려 하고 있으나 은행측은 제3자인수가 채권회수에 용이해 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채권은행단측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 인수를 둘러싼 거대재벌들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원 당국자는 31일 『기아해법의 최선책은 인수·합병(M&A)』이라고 언급, 정부가 기아해법으로 제3자인수유도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M&A는 거대재벌에 의한 제3자인수를 의미하고 이는 곧 자동차산업의 구조개편으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정부는 기아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M&A를 통한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위해 세제금융상의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었다. 강경식 경제부총리도 『특정산업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전제아래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정부가 (구조조정에) 직접 나설 수 없는 만큼 이를 위한 M&A의 금융·세제상의 걸림돌을 제거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통상산업부는 M&A촉진을 위해 ▲자산매각시 특별부가세(양도소득세) 면제 ▲은행의 부실여신 출자전환 확대 ▲출자총액 예외인정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재정경제원은 기아해법과 관련, 기아와 채권은행단이 결정할 문제이며 정부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M&A유도는 이같은 불개입원칙을 지키면서 기아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인호 청와대경제수석도 최근 『기아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강도높은 자구계획을 세워 채권은행단에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현단계에서 대기업에 의한 제3자인수와 같은 문제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나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M&A방법론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기아그룹의 경우 오너가 없어 흥정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러가지의 방법이 제시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재경원 당국자는 이와관련, 『기아의 복잡한 지분구조에도 불구하고 M&A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특정사가 지분율을 늘리는 방법 등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아의 경우 공개매수제도의 예외인정이 가능한 것도 M&A를 쉽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공개매수제도는 대주주의 경영권 등을 보호하기 위해 상장법인 주식을 25%이상 매입할 경우 반드시 50%+1주까지 공개매수토록 하고 있으나 경영합리화를 위한 경우 예외로 인정될 수 있다.

정부의 제3자인수방안 검토는 일단 재벌끼리의 기아인수 경쟁을 부추기는 한편 이를 막기 위한 기아의 자구노력을 압박하는 카드가 될 전망이다.<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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