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신한국당대표가 정치입문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져있다. 두 아들의 병역문제때문이다. 이대표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정치지도자이다. 따라서 평소 이대표의 정치력을 잘 모르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이대표가 이 곤경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를 주시하고 있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의 이대표 진영대응태도는 국민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이었던 것 같다. 이대표는 31일 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이번 논란을 『야당의 모략과 중상 정치』라고 규정했다. 『야당은 국가가 만든 공문서조차 날조됐다고 주장하며 정치공세를 펴고있다』고 질타했다.
물론 야당의 문제제기가 대선전략차원에서 나온 정치공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중상 모략」으로만 몰아붙일 수 있을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누가 보아도 두 아들의 병역면제 경위는 이목을 집중 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국군통수권자가 되고자 하는 정치인 자제의 병역문제는 한 점 의혹없이 규명돼야 할 공적 사안이다.
「공문서는 무조건 믿어야한다」는 식의 이대표 발언도 유감이다. 정부가 국회에 낸 병역서류를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이대표측이 이를 해명하지도 않았다. 파문의 확산 책임을 다른 곳에 돌리려 하는 자세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경위야 어떠하든 사단을 제공한 측은 바로 이대표의 아들들이다. 하지만 정부에 앞서 이대표측이 먼저 나서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별로 없다. 이대표측은 그동안 두 아들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조차 별다른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이번 파문에 대한 일련의 대응이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었는지 이대표진영은 다시한 번 살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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