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이 떠 있는 섬, 투명한 빛, 온화한 기운, 남해는 곳곳에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여수의 작가, 강종열(47)씨가 푸른 바다를 안고 서울에 온다. 91년 이후 6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1∼10일 예술의전당(02-580-1612)에서 열리는 개인전에는 130여점이 출품된다.여수의 국동 선착장 주변. 강씨의 작업은 그곳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것도 어린 시절 그를 사로잡았던 바다를 그려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바다가 좋아 강씨는 태어나 한번도 여수를 떠나지 못했다. 『내가 발견한 것이 아니면 그릴 수 없습니다. 가장 잘 아는 것을 그릴 뿐입니다. 그래야 사람들도 공감하지요』 어촌의 뒷골목, 선술집 등 어부들의 고단한 삶을 비릿한 바다 내음 가득한 청회색 화면에 담은 80년대 작업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도 체험의 깊이가 공감을 얻었던 것.
요즈음 그는 바다 속으로 더 깊숙이 잠수했다. 바다의 주변을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바다 속 세계를 화면 안으로 끌어들였다. 바다의 넉넉한 품에서 평화와 사랑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작업실도 여천군 돌산읍 평사리 한적한 바닷가로 옮겼다. 『91년 개인전이 끝난 후 바다의 형상보다 내부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전에는 자연을 부분적으로 이해했던 것 같은데 이젠 자연이 포괄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오십을 바라보며 얻은 지혜이다.<김미경 기자>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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