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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지역」이 쓰레기장인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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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지역」이 쓰레기장인가(사설)

입력
1997.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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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6일자 본보 1면에는 고대장식용 귀고리를 크게 확대한 것과 같은 모양의 컬러사진 한장이 실렸었다. 녹조비상에 걸린 대청호 여기저기에 널려 있던 쓰레기를 한데 모아 보트와 바지선이 수거작업을 하는 모습이었다. 30일자 한 석간신문의 1면에는 대형재난(재난)이라도 당해 폐허가 되다시피 한 쓰레기 벌판에서 흡사 불도저가 수거작업에 나선 듯한 모습의 사진이 실렸다. 최근들어 팔당호를 뒤덮다시피한 각종 행락쓰레기를 수초제거선이 힘겹게 수거하고 있는 현장이었다.대청호와 팔당호는 정부가 90년 7월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1,800만 수도권 및 200만 중부권주민의 식수원으로 다른 어느 지역보다 각별히 보호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환경부장관이 직접 관리토록 하고 토지이용이나 시설물설치가 제한되어 있는 특급환경보호지역이다.

그런데 맑고, 깨끗하며, 누가 봐도 수질에 불안이 없어야 할 이곳이 지금은 쓰레기 하치장과 같은 더럽고 지저분한 오염의 현장으로 되어 수질도 2급수 이하로 계속 악화되고 있다.

최근 장마가 걷히고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산과 들, 강변을 찾는 시민들의 공중도덕 실종으로 전국토가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는 탄식과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열대야를 이기지 못해 집주변 공원이나 강변 계곡을 찾는 시민들이 머물다 간 뒤 어지럽게 널려있는 것은 각종 쓰레기더미이다. 우리가 과연 이러고서도 선진국이니 세계화니 하는 용어를 구사할 수 있겠느냐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절박한 것은 쓰레기를 버리면 쓰레기를 마셔야 하는 환경의 순환원리이다. 그토록 계몽과 당부가 계속되었는데도 야외취사를 버젓이 하는가 하면, 먹고 남는 음식물쓰레기나 과일껍질 등이 그대로 널려 있고 폐용기, 휴지 등이 치워지지 않은 채로 새벽을 맞는다.

이처럼 올들어 부쩍 늘고 있는 쓰레기양산에 대해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쓰레기 문제 하나 해결 못하는 시민의식을 탄식한다. 여기에 해이해진 사회기강도 큰 문제다. 특히 현정부가 임기말에 접어들면서 공직자들의 기강해이와 함께 사회공동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땅히 단속해야 할 일선공무원이나 경찰이 이를 모른척하고 있고 일부시민들은 귀찮은 일에 나혼자 열심히 해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잘못된 생각이 확산되고 있어서라는 것이다.

한때나마 강과 들의 쓰레기줍기 등 환경지키기에 힘을 합했던 모습들조차 최근들어 갑자기 사라진 감도 없지 않다. 시민의식실종의 한 단면이다.

특별대책 지역을 대책부재지역으로 방치하고 있는 당국은 하루 빨리 제 정신을 차려야 한다. 시민정신의 회복을 위한 캠페인도 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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