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3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대통령후보초청토론회가 출발부터 시청자들의 호응을 크게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전문조사기관에 따르면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 토론회의 경우 3개 방송사의 시청률 합계는 34%선에 그쳤다. 자민련 김종필 후보때는 28%선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규프로그램 시청률보다 훨씬 낮다는게 방송계의 설명이다. ◆우리 국민들의 높은 정치적 성향에 비춰 볼 때 이같은 시청률 저조는 예상 밖이다. 여기에는 시기적으로 본격적인 휴가철이라는 변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지난 5월부터 대선주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토론회를 통해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여과된 점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토론회의 진행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맥이 빠진다」는 불만이다. 토론회가 아니라 간담회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후보들의 일방적인 해명과 주장만을 보여줄 뿐 답변의 허구나 모순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반론이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선후보토론회의 시청률 저조현상은 예사롭게 볼 일이 아니다. 방송토론을 통한 대선운동은 우리 선거풍토의 고질인 고비용구조를 극복하고 정치를 정책대결로 이끄는 핵심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방송토론이 초반부터 유권자의 외면을 받는다면 선거풍토의 개혁도 물거품이 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후보와 패널리스트간에 팽팽한 긴장이 유지돼야 할 것이다. 선문답식 토론은 전파낭비다. 후보들의 주장과 해명을 철저히 검증하고 유권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토론기법이 요구된다. 관계자들은 TV토론으로 선거혁명을 이룬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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