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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 인수전 수면위 부상/현대·삼성 적극 추진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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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 인수전 수면위 부상/현대·삼성 적극 추진 태세

입력
1997.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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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도 관심… 기아에 달려현대 삼성 등 주요그룹들이 기아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한 직간접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각 그룹들은 『채권단의 기아그룹 처분계획에 따라 구체적으로 행동에 들어간다』며 『그러나 채권단이 기아자동차를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더라도 기아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말하고 있다. 그동안 『기아의 경영정상화가 우선』이라고 입을 모으던 기업들이 이제 내놓고 기아문제를 거론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관련, 가장 활발한 움직임에 들어간 것은 현대와 삼성이다. 아직 공식적으로는 「기아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기아를 놓고 벌이는 양대그룹의 경쟁은 「도전과 응전」 「공세와 수성」의 양상을 띠고 있으며 자존심 경쟁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현대그룹의 「기아자동차 인수가능성」이 보도된 30일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본부장급이상의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종합대책회의를 가졌다. 간부들과의 간담회형식으로 1시간이내에서 이뤄지던 종전 회의와는 달리 이날 회의는 상오 7시30분부터 4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현대자동차측은 회의후 『기아자동차의 정상화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기아자동차 인수에 대해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직 내놓고 얘기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자동차의 장시간 구수회의와 관련, 『기아자동차에 대한 채권은행단이나 정부의 움직임들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제3자인수방안이 마련되면 막바로 참여할 수 있는 각종 대책들이 논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 톱10 자동차사로의 조기정착과 삼성의 부상을 견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위해 현대그룹이 기아자동차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들이다.

현대의 움직임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기아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지 않도록 방어하는 백기사 정도의 역할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대의 움직임이 의외다』며 『결국 삼성의 보고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아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등 현대측이 벌인 일련의 움직임들이 기아인수를 위한 계획의 과정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또 『채권은행단이 기아자동차를 제3자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할 경우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기아자 인수는 그룹의 운명을 걸고 진입한 승용차사업의 성공여부와 직결된다는 반응이다. 삼성은 2002년까지 부산에서 50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고 2010년까지 제2공장을 설립해 100만대 설비를 완성할 계획이다. 최소 경제규모인 100만대체제를 갖추는 것은 2010년이나 돼야 하며 이 기간중 투자비는 모두 10조원에 달한다.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가야 하는 이 계획대신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일거에 경제적인 생산규모를 갖추겠다는 것이 삼성의 기아인수 배경이다.

대우그룹은 다소 빠지는 분위기다. 대우자동차는 『아시아자동차의 상용부분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시아자동차가 생산하는 대형트럭 등은 대우도 생산하는 것이어서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며 『기아나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할 생각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인수기업을 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사실 기아그룹이다. 지분구성상 기아 임직원들이 14%의 지분을 갖고 있고 기아의 용인아래 제3자에게 넘길 수 있는 해외제휴선의 지분이 16%에 달해 기아임직원들의 의도가 기아 인수업체를 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기아와 현대 삼성의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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