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회창대선호 ‘닻이 무거워’/허주 영향력 확대 낙선후보 거부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회창대선호 ‘닻이 무거워’/허주 영향력 확대 낙선후보 거부감

입력
1997.07.31 00:00
0 0

◎부총재제 등 지도체제 정비 쉽잖고/개혁·보수 정체성 확립 문제도 과제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경선후 당체제정비 작업은 순항하고 있는가. 이대표는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후 경선후유증 수습과 당의 대선 총력체제 구축을 위해 낙선후보의 포용과 지도체제개편을 포함한 당정비구상에 몰두해왔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끝난 지 10일이 지난 지금 이대표는 반드시 풀어야할 몇가지 과제를 안고있다.

◆주변세력문제

이수성 이한동 고문과 이인제 경기지사 등 일부 낙선후보들은 이대표의 「주변세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주변세력이란 이대표진영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민정계인사들이다. 특히 경선승리의 「1등 공신」으로 여겨지는 김윤환 고문과 이대표의 밀월관계 및 이에따른 김고문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조짐은 이들 낙선후보와 이대표의 화해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고문도 그같은 상황인식아래 당내 모든 세력을 포용, 이대표체제의 주체가 되도록 한다는 이른바 「범주류의 형성」을 추진중이나 이들의 반감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이수성 고문은 김고문과 같은 TK출신이라는 점에서, 이한동 고문은 현정권에서 김고문과 함께 민정계의 쌍두마차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각각 김고문과는 숙명적 경쟁관계일 수 밖에 없다.

또 민주계인데다 개혁을 앞세우고 있는 이지사도 김고문과의 융화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일단 이대표에게 협력한다 해도 결국은 김고문의 벽에 부딪쳐 정치적 이상을 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는 이대표로서는 어려운 선택을 요구받고 있는 셈이다.

◆지도체제 개편 및 선대위 구성 문제

이대표가 진행중인 낙선후보들과의 연쇄회동이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이유중 하나는 이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과 권한을 부여할 것인지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그런 문제를 거론하기는 시기상조』라며 향후 당내 상황의 변화를 좀더 지켜본 뒤 구상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나, 현실적으로 이들에 대한 교통정리는 그리 간단치 않다. 선대위구성의 경우 누구를 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느냐의 문제부터가 앞서 언급했듯이 이대표측 인사와 낙선후보간, 그리고 낙선후보들 사이의 미묘한 역학관계 등으로 인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요구되는 난제다. 만약 박태준 의원 등 외부인사를 영입한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이대표는 복수부총재제를 도입, 낙선후보들을 수용한다는 복안이지만 이 역시 대선전에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희박한 편이다. 대선은 이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행 단일지도체제로 치른다는 것이 이대표진영의 생각이다. 대선과정에서 상호신뢰가 충분치 않은 일부 낙선후보에게 나름의 권한을 가진 부총재를 맡기는 것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따라서 현재로선 이대표가 내밀 수 있는 「협상카드」는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정체성문제

이대표는 최근 그의 지향점이 개혁이냐, 보수이냐에 대한 분명한 입장정리를 요구받고 있다. 김덕룡 의원은 그동안 이대표측과의 물밑접촉에서 개혁의지의 가시화를 협력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김의원은 30일 초선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대표가 어떤 세력에 의해 포위돼 있다면 다른 사람이 참여할 기회는 줄어들 것』이라며 『당내에 「21세기 준비위원회」를 구성, 정치개혁과 행정개혁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문제제기는 뒤집어 보면 민정계를 주요기반으로 삼고있는 이대표가 그만큼 보수편향으로 비쳐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경선에서 집단적으로 이대표지지를 선언했던 「개혁실천모임」소속 초선의원과 원외위원장 40여명은 29일 모임을 갖고 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다짐했다.

자체 조직정비를 위한 모임이기도 했지만 보수편향 기류에 대한 「대응」의미도 함축돼 있다. 하지만 이대표는 개혁과 보수의 다양한 정치스펙트럼이 형성돼 있는 당내 구조상 이에 대해서도 명확한 태도를 표명하기 힘든 처지다.

다만 개혁과 보수진영이 모두 대선승리라는 공동의 목표에 동의하고 있는 만큼 대선전에 이 문제로 인한 갈등이 표면화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유성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