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강경파의 뜻하지 않은 자살폭탄테러로 5개월여만에 가까스로 조성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이 또다시 무산 위기에 빠졌다.양측간 갈등은 이스라엘이 네탄야후 정부 출범 후 동예루살렘 지역에 대한 정착촌 건설을 강행함에 따라 촉발됐다. 하지만 다비드 레비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28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압력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속적인 협상 요청을 감안, 『향후 일주일 이내에 양측간 평화협상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정착촌 건설도 일시 중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하마스 또는 자하드 등 협상에 반대하는 이슬람 과격파의 소행으로 보이는 자살폭탄테러는 협상을 위한 미국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등의 외교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이 지역에 전례없는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현장에 운집한 이스라엘 시민들은 『우리가 원한 평화가 이것인가, 평화는 죽었다. 우리는 모든 아랍국과의 전쟁을 원한다』고 절규했다.
사고 직후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위로전화를 받은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슬픔을 표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테러분자들과 조직에 대한 아라파트 당신의 즉각적 조치를 요구한다』며 『이같은 사건이 재발할 경우 중동평화과정을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례없이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네탄야후 총리는 이날 긴급 각의를 소집, 향후 대책을 논의했으나 평화협상이 예정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도 이날 테러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반인간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라며 『명백히 중동 평화협상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에 앞서 31일로 예정된 로스 특사의 중동방문을 전격 취소토록 했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이집트 요르단 등 관련국이 일제히 테러를 규탄하는 상황에서 아라파트 수반 역시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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