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ABC ‘테이어 기자 특종’ 입수 18년만에 얼굴 단독 방영/밀림속 부하들 문혁식 인민재판/종신형 선고에 비통한 표정「킬링 필드」의 장본인이며 18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크메르 루주 지도자 폴 포트(69)가 반역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가 28일 미 ABC TV에 의해 공개됐다.
ABC 「월드 뉴스 투나잇」에 단독 방송된 이 비디오는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의 미국인 기자 네이트 테이어(37)가 25일 캄보디아 북서부 안롱 벵에서 촬영한 것이다. 폴 포트는 75∼79년 집권기간에 200만명의 캄보디아인을 학살했으며 캄보디아를 침공한 베트남군에 밀리던 79년말 태국 접경지역에서 일본기자와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올 6월 크메르 루주 반군세력에 의해 살해됐다는 보도가 나돌았다.
이 비디오를 촬영한 테이어 기자는 『백발에 초췌한 얼굴을 한 폴 포트는 흰 와이셔츠에 헐렁한 검푸른색 바지와 푸른색과 흰색무늬의 캄보디아 전통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며 『그는 두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옥외에 임시로 마련된 재판소에서 끌려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폴 포트가 80분동안 진행된 재판을 받는 도중 구경꾼들은 줄곧 「폴 포트를 박살내라」고 소리치는 등 전형적인 중국 문화혁명당시 인민재판처럼 보였다』면서 『폴 포트가 재판도중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폴 포트는 과거 자신에게 충성을 바쳤던 사람들이 자신을 재판하는 것에 대해 비통해 했으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밝혔다. 폴 포트는 이날 재판에서 살인, 국가 조화 파괴, 당자금 도용 등의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폴 포트 재판 공개에 대해 프놈펜의 외교관들은 『크메르 루주가 자신들의 반정부투쟁에 대한 국내외의 지지를 얻고 훈 센 제2총리에게 대항하는 세력과 연대를 꾀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훈 센 제2총리는 『이는 크메르 루주의 정치적 게임』이라고 일축하며 『폴 포트가 여전히 크메르 루주를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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