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가뭄… 유럽 대홍수… 일·미 태풍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홍수와 가뭄, 유럽의 대홍수와 일본 미국에 엄습한 태풍 등 전세계에 잇따르는 기상재해와 관련해 「엘니뇨망령」이 되살아 나고 있다. 미국과 남미의 기상학자들은 현재 추세가 계속될 경우 이번 엘니뇨 현상으로 금세기 최악의 피해를 야기했던 82년말 이상의 피해가 뒤따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 각 지역의 기상이변이 반드시 엘니뇨에 따른 것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페루 근해 등 서태평양 적도부근 해수온도가 1∼5도 가량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은 거대한 열대성 저기압형성, 무역풍 이동방향 등에 직접 영향을 주면서 상승효과를 일으켜 지구 기후패턴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것만은 분명하다.
미국 콜로라도의 국립대기연구소 마이클 글란츠 부장은 『호주 북부지역의 이번 겨울 가뭄은 최근 발달하고 있는 엘니뇨와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동 아프리카, 북동 브라질, 아시아 일부 및 중미 등의 가뭄과 북반구의 온난 다습한 겨울 역시 엘니뇨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북서부 지역에는 이미 금년들어 예년보다 배나 많은 비가 내린 반면, 북한을 비롯해 아시아의 태국 인도 북부 지역과 호주에서는 여름 가뭄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같은 기상이변에 따른 농작물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82년말부터 83년까지 계속된 엘니뇨 영향으로 전세계에서는 1,500여명이 사망하고 136억달러의 피해를 보았다. 올해는 벌써 중국 농경지 가운데 2,440만㏊가 홍수와 가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세계 최대의 커피콩 산지인 인도네시아 역시 한발피해로 커피콩 평균 수확의 25%와 코코아 10%의 감산이 예상된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엘니뇨는 12월에 나타났던 예년보다 훨씬 일찍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10월께에 본격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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