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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사태 중고시장·할인판매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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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사태 중고시장·할인판매 빅뱅

입력
1997.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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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장­성수기 거래 50% 감소·기아차값 50만원 하락·현대 대우도 30만원 ‘뚝’/할인판매­재고 소진한 기아측 무이자할부 중단 요청·현대 대우도 긍정반응·내달초에 할판 끝날듯기아그룹의 부도유예조치가 자동차시장에 대변혁을 몰고왔다. 기아는 자구책의 하나로 자동차판매사상 유례가 없는 30% 현금 할인판매를 실시, 신차판매는 물론이고 중고차판매시장에도 가격하락 등 파장을 빚고 있다. 이를통해 재고를 모두 소진한 기아측은 23일 전격적으로 할인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다른 업체에도 이를 제의해 경쟁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업체들의 경쟁적 할인판매로 소비자들은 어느때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됐으나 상황이 수시로 급변, 구입 선택이나 차종선택이 어렵게 된 것이다.

기아사태이후 가장 큰 변화가 생긴 곳은 중고차시장이다. 물론 그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지만 일단 자동차사들의 신차 무이자 할부와 기아자동차의 할인특판 여파가 적지않다.

예년같으면 요즘은 중고차 성수기. 여름 휴가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량 1,000만시대와 함께 보유자가 크게 늘어난 것도 이유중 하나이지만 신차의 특판으로 중고차 거래는 예년에 비해 50%가량 줄었다. 그나마 지프형 등 일부 차종만 소비자들이 찾는 추세다.

중고차의 가격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다. 쏘나타나 그랜저의 경우 전달보다 20만∼30만원가량 하락했다. 그랜저 95년식 중품의 경우 1,550만원선. 엑셀도 전차종에서 10만원가량 떨어져 GLSI 94년식의 경우 200만∼25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스포츠카로 인식된 티뷰론만 그런대로 수요가 몰려 2,000㏄ 기본형 97년형 중품의 경우 900만원대다.

대우의 신차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는 그러나 강보합세다. 누비라 1,800㏄ 97년식의 경우 상품 850만원, 중품 83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그렇지않아도 전차종에 걸쳐 10만∼50만원정도 떨어져 거래되다 신차의 30% 가까운 할인판매이후 거의 공황상태다.

이에따라 서울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은 8월 중고차시세표를 조정했다. 다음달 중에는 이달보다 기아차의 경우 소·중·대형차 가릴 것 없이 평균 50만원이상 낮은 가격을 적용되고, 현대와 대우차의 경우 소형은 10만원, 중대형은 20만―30만원 가량 낮은 가격을 매겼다.

기아자동차의 97년식 아벨라 1,300㏄ 3도어형은 종전의 370만―410만원에서 크게 하락한 320만―360만원에 시세가 형성될 예정이다. 또 96년식 세피아 1,500㏄ GXi는 430만―480만원으로 종전보다 50만원 가량낮은 가격으로 조정됐다. 조합측은 그러나 기아 중대형차의 경우 실제 거래에서는 이달보다 100만원 이상낮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96―97년식 라노스와 티코 등 소형차의 경우 이달보다 10만―20만원 낮게 정해졌다.

자동차사들의 할인판매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기아자동차는 승용차 전차종에 대해 무이자할부판매를 중단하면서 현대, 대우 등 경쟁사들에도 할부판매중단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엑센트, 아반떼, 쏘나타 등 사실상 승용차 전 차종에 대해 12개월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현대는 기아의 제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는 없지만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완성차업계 모두가 무이자 할부판매를 없애자고 경쟁사에 요구해 왔지만 항상 이를 어기는 회사가 있었다』면서 『행동 통일만 된다면 무이자 할부판매는 언제든지 중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부도방지협약 적용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기아가 무이자 할부판매를 중단하는데 경쟁사가 이를 계속 시행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제하고 『경쟁사의 동향을 보아가면서 8월중에 결단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는 무이자 할부판매 외에도 이달들어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보너스 할부판매제 등도 경쟁사와 행동 통일이 되면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뉴프린스 한 모델에 대해 무이자 할부판매를 시행하고 있는 대우는 프린스 재고량이 소진되는 대로 무이자 할부판매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측은 그러나 새로 도입한 신차판매방식은 할인판매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대우는 현재 2,000대 가량 남아있는 프린스 재고량이 빠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까지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재고가 정리되는 대로 무이자 할부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자동차사들의 할인판매는 대부분 이달말이나 늦어도 내달초께 끝날 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구입시기 선택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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