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총리야 의원 치열한 공방/본회의 정회끝에 자동유회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두 아들에 대한 병역면제 판정을 둘러싼 여야간의 공방이 격화하면서 이 문제가 대선 전초전의 최대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은 28일 병역면제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이대표의 도덕성에 거듭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고 이대표는 이날 저녁 TV토론회에서 이를 상세히 해명하며 정면돌파 자세를 보였다. 여야공방은 이날 하오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도 파란을 일으켜 고건 총리의 답변에 야당의원들이 반발, 회의가 유회되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국회에서는 이날 이회창 대표의 두 아들에 대한 병역면제의 적법성 문제를 놓고 고건 총리와 야당의원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야당측은 이대표의 장남 정연씨, 차남 수연씨의 고의감량 및 서류조작 의혹을 보충질의와 의사진행발언을 거듭하며 집요하게 추궁했다.
야당측이 하오에 추가로 제기한 의혹은 정연씨 등의 병적기록표가 국방부에 보존돼 있는가 여부. 국민회의 이성재·천용택 의원 등은 『국방부는 지난 8일 국방위원회의 자료요청에 대해 「장병 병적기록서류는 보관기간이 3년으로 폐기됐다」고 서면 보고했다』며 『고총리는 폐기됐다는 병적기록표를 근거로 정연씨의 83년 검사때 체중이 55㎏이라고 답변했으니 총리와 국방장관 중의 한 사람은 위증하고 있는 셈』이라고 추궁했다.
야당측은 또 『정연씨는 91년 한차례의 판정으로 병역이 면제됐으나 법대로라면 개정이전 국방부령 329호를 적용받아 지속적인 검사를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총리는 『나의 법상식으로도 정연씨는 개정령의 적용을 받아야 하고 병무청의 처리는 잘못이 없다』며 『병적기록표는 호적과 같은 것으로 영구보존되며 병무청장에게 이를 토대로 한 보고를 직접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고총리는 병적기록표의 보존여부가 국방부측 보고와 상치된 데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회의측 의석에서는 고함이 계속됐고 회의는 정회끝에 자동유회됐다.<유승우 기자>
◎야당 의혹제기/“법대로 아닌 멋대로/후보직 사퇴가 마땅”
야당에는 이대표의 두 아들이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혹에 대해 총공세령이 내려졌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8일 국회 대정부질문은 물론 성명 논평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병역기피 의혹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면서 이대표의 후보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양당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증언 및 자료를 근거로 의혹의 고삐를 더욱 죄면서 대선 전초전에서부터 이대표에게 「회복할 수 없는 도덕적 타격」을 가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국민회의 이성재 의원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대표의 큰아들인 정연씨는 첫 징병검사때 체중이 63㎏이었으나 무려 18㎏을 감량,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면서 『이는 심각한 질병이 있었거나 아니면 병역기피를 위해 일부러 살을 뺐거나 그것도 아니면 징병검사 기록을 조작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면서 병력 등을 포함한 일체의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의원은 이어 『당시 대법관이었던 이대표가 병역면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남의 자식은 법대로, 내자식은 멋대로」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이재선 의원도 『총리는 정연씨의 첫 징병검사때 체중이 63㎏가 아닌 55㎏이라고 주장했는데 그같은 보고의 근거를 명확히 밝히고 보존서류의 원본을 공개하라』고 추궁하고 『또 이대표의 두 아들은 법규상 무종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면제판정을 받은 것은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가 아니냐』고 따졌다.
이와함께 양당은 이날 일제히 성명과 논평을 발표,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은 대통령이 어떻게 국군을 지휘통솔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이후보가 두 아들의 병역면제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했다면 마땅히 대통령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태성 기자>
◎이 대표의 해명/“신검 면제판정나와 오히려 불이익 걱정”
이회창 대표는 28일 저녁 TV토론회에서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아들 병역문제로 시끄러워지고 국회에서까지 왈가왈부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큰 애는 83년 징병신체검사를 받을때 키 179㎝에 몸무게 55㎏이었다. 그후에 미국에 유학가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고 징집연기기한이 끝나 귀국후 91년 입대했다. 춘천으로 기억되는데 그곳에서의 신체검사에서 179㎝에 45㎏ 나왔다. 체중이 미달되면 일시에 감량한 것이 아닌가 해서 며칠 정밀검사를 받는데 아들도 받았다. 그래서 5급판정을 받고 돌아왔다.
둘째 애는 대학 재학중이던 85년 징병검사를 받고 165㎝에 51㎏나왔다. 4년뒤인 89년에 사법시험을 준비하다 1차실패후 입소했다. 그 때 몸무게가 41㎏이어서 사실은 5급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특수층 관리대상자로 4급판정을 받았다. 다음해에 방위병으로 입소했다. 그 때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역시 41㎏이 나와 병원에서 일주일가량 정밀관찰 검사를 받고 5급판정을 받고 돌아왔다.
큰 애는 원래 말랐다.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박사학위시험치고 논문준비하다 귀국해서 당시 굉장히 여윈상태로 아픈 데가 없나 했을 정도였다. 둘째 애는 원래 신경성 위염이 있어서 고생했다. 어쨌든 입소할 때 군에 가는 걸로 알고 보냈다.
아주 약한 상태라서 걱정했으나 잘 마치고 돌아올 것으로 기대했다. 병역면제를 받았다고 해서 사회생활을 하는데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내 자신은 대법관으로 있으면서 손가락질 받는 짓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애들때문에 다른 소리 듣지 않을까 맘에 부담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정직하게 사는 애들이고 국가가 정한 절차에 따른 것이어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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